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한 브룩스 레일리(28, 롯데 자이언츠)의 전승 행진이 멈췄다. 하지만 홀로 마운드를 지킨 역투는 빛났다.
레일리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10피안타 5탈삼진 4볼넷 4실점(2자책)했다. 두산전 통산 4경기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승리했던 그는 이번에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첫 이닝부터 실책에 의한 실점이 발생했다. 1회말 1사 정수빈 타석에서 1루수 김상호의 실책이 상황을 1사 2루로 바꿔놓았고, 2사에 닉 에반스의 볼넷 후 나온 김재환의 우전적시타에 레일리는 첫 실점(비자책)했다.

이후 두 이닝은 무실점으로 막았다. 2회말 국해성과 박세혁, 류지혁을 삼자범퇴 처리한 레일리는 3회말 1번 허경민부터 시작된 두산 타선까지 다시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4회말이 고비였다. 선두 에반스와 김재환, 오재원의 연속안타에 1실점한 레일리는 국해성의 중전안타와 박세혁의 좌전적시타에 또 1점을 빼앗겼다. 류지혁의 투수 땅볼 때 홈으로 공을 던져 선행주자를 잡고 허경민까지 1루수 파울 플라이 처리했지만 정수빈의 투수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책을 범하며 레일리의 실점은 총 4점(2자책)이 됐다.
그러나 그는 이후 실점하지 않고 8회말까지 버텼다. 총 투구 수는 110개였다. 마운드에 머무르는 동안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9회초 최준석의 극적인 동점 투런홈런이 터져 패전은 면했다.
최고 148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과 더불어 이와 구속 차이가 거의 없는 투심까지 고르게 활용한 레일리는 슬라이더를 비롯해 커브,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며 여러 구종으로 두산 타자들을 혼란시켰다.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강했다. 전날 조시 린드블럼이 무너진 상황에서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호투였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