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해낸 장원준(31, 두산 베어스)이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과시했다.
장원준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1자책)했다. 팀 동료인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넥센 히어로즈의 새로운 에이스 신재영과 함께 8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였던 그는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지만, 8이닝 투구는 분명 가치 있었다.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그는 2회초 첫 실점했다. 선두 짐 아두치 타석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가는 타구를 허용했는데 중견수 정수빈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사이 아두치는 3루까지 갔고, 좌익수 김재환의 실책까지 겹치며 타자가 홈을 밟았다. 이는 비자책점 처리됐다.

이후 장원준은 4회초 1사까지 7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호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1사에 황재균의 1루 방면 내야안타와 아두치의 3루 땅볼에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고, 강민호의 중전적시타가 나오며 장원준에게 2번째 실점이 기록됐다.
하지만 장원준은 실점 뒤에 더욱 강해졌다. 5회초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승리 요건을 채운 그는 6회초 선두 이여상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김문호를 2루 땅볼 유도해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고 QS 요건까지 충족시켰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1사에 강민호에게 투수 맞고 굴절되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8회초까지 장원준이 책임졌고, 두산은 정재훈 외엔 불펜투수를 하나도 쓰지 않고 이겼다. 지난 7일 수원 kt전에서 118구를 던지고 4일만 쉰 뒤 다시 나온 그는 126구를 던지며 다시 한 번 팀에 기여했다.
장원준은 항상 초반에 고전하는 징크스가 있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초반에 투구 수가 많이 누적되지 않은 것이 7이닝 소화를 가능케 했고, 많은 공을 던지지 않고 초반을 넘기지 않을 수 있던 것은 볼넷이 없었던 덕분이다. 그의 승리는 아니었지만 팀의 5-4 승리에는 그의 공도 포함되어 있었다.
최근 4번의 등판에서 장원준은 22이닝 동안 단 8실점만 하고 4연승을 거두는 가운데서도 볼넷 허용은 많았다. 매 경기 최소 4볼넷을 허용하며 4경기에서 17번이나 볼넷을 내준 것.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8이닝을 책임지면서도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 공짜 출루를 허락하지 않은 덕에 상대로선 장타가 없이는 득점하기 힘든 환경이 됐다.
반면 볼넷이 줄어든 만큼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들이 늘어나 삼진 숫자도 많았다. 1회초와 2회초 힘 있는 포심 패스트볼을 자주 승부구로 활용한 그는 7탈삼진으로 통산 1100탈삼진도 달성했다. 126구는 두산 이적 후 최다 투구 수였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