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포옹 받은 양성우, 스타 자질 갖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13 13: 00

양성우, 첫 끝내기로 김성근 감독과 포옹   
"내가 끝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 자신감
"야구를 잘할 수 있는 성격을 가졌다". 

한화 외야수 양성우(27)를 입단 때부터 지켜본 한화 관계자의 말이다. 양성우는 쾌활하고 당당하며 낙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같이 있으면 웃음이 떠나지 않아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런 그의 성격이 그라운드에서도 잘 드러난다. "야구 게임에서만 보던 유명 선수들의 공을 치는 게 즐겁고 재미있다"는 것이 양성우의 말이다. 
야구를 즐길 줄 아는 양성우의 강심장은 지난 12일 대전 LG전에서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이날 양성우는 3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를 기록했지만 승리의 영웅이 됐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중견수 쪽으로 깊숙한 뜬공을 쳤고, 6-5로 승리를 이끄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터뜨린 것이다.  
과정이 아주 흥미로웠다. 한화는 이용규의 1루 강습 내야안타와 김태균의 유격수 깊숙한 내야안타에 상대 실책을 더해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LG 배터리는 4안타를 친 윌린 로사리오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썼다. 무사 만루, 첫 타자 강경학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강경학은 LG 마무리 임정우의 초구 135km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받아쳤다. 그러나 타구는 LG 1루수 정성훈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가 되고 말았다.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가 막히면 무득점으로 물러나는 경우가 자주 있기에 다음 타자 양성우가 가질 심리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질 틈도 없이 양성우는 힘 있게 풀스윙을 돌렸다. 임정우의 초구 146km 직구를 걷어 올리며 중견수 쪽으로 깊게 보냈다. 맞는 순간 덕아웃의 김성근 감독도 화들짝 놀라며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직감했고, 3루 주자 이용규가 여유 있게 득점해 6-5 승리로 5연속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경기 후 양성우는 "내가 끝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대 투수가 앞 타자 경학이한테 초구에 변화구를 던졌다. 내게는 초구부터 직구가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외야 플라이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스윙했다. 프로에서 처음으로 끝내기를 쳤는데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부담감이 크게 느껴질 법한 상황에서도 노림수를 갖고 확실하게 자기 스윙을 한 것이다. 김성근 감독도 승리 후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다 양성우에게는 이례적으로 두 팔을 벌려 품에 안았다.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김성근 감독에게 따뜻한 포옹을 받을 정도로 스타 자질을 갖춘 선수가 바로 양성우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