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홀에서 갈린 헨더슨과 리디아고의 운명,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6.13 11: 02

 캐나다의 신성 브룩 헨더슨(19)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챙기며 ‘LPGA 10대 골퍼 돌풍’에 합류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자의 기록도 경신했다.
헨더슨은 한국시간 13일 오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사마미시 사할리CC(파 71, 6624야드)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우승상금 52만 5,000달러(약 6억 1,5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리디아 고(19)를 연장 승부 끝에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종라운드에서 헨더슨은 65타를 쳤고, 리디아 고는 67타를 쳤다. 둘은 나란히 최종합계 6언더파를 기록하며 정규 라운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17번홀에서의 결과는 둘의 운명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연장 승부는 오래 가지 않았다. 18번홀에서 펼쳐진 첫 번째 경합에서 헨더슨의 2번째 샷이 홀컵 가까이 붙었다. 리디아 고의 공은 홀컵에서 1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다. 버디 퍼팅에 실패한 리디아 고는 먼저 파퍼팅을 하고 밝은 표정으로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을 지켜봤다. 마음껏 축하도 보냈다. 이 장면은 LPGA 투어 10대 골퍼 전성시대를 여는 서막인지도 모른다.
둘은 최종 라운드 내내 중계 카메라의 초점이 됐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 3연승에 도전하고 있었고, 헨더슨은 우승 경험은 많지 않지만 LPGA 투어의 주목받는 샛별이다.
경기 스타일은 사뭇 달랐다. 리디아 고는 한발한발 우보전략을 펼쳤다. 사할리CC, 터널처럼 뚫린 거목의 숲길을 뚫고 가야 하는 난해한 코스 조건상 몰아칠 수도 없었다. 위기 관리가 더 중요한 환경에서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딱 한번 아쉬움은 있었다. 헨더슨과 동타를 이룬 상황의 파3 17번 홀. 리디아 고의 티샷이 홀컵 1미터 반경 안쪽에 떨어졌다. 버디에 성공하면 우승에 매우 유리한 상황. 그러나 공은 홀컵 귀퉁이를 스쳐 지나갔다. 
추격자 입장에 선 브룩 헨더슨의 플레이는 굵었다. 승부처다 싶을 때에는 공격적인 샷도 감행했다. 파5 11번 홀. 공은 그린 밖에 머물러 있는데 퍼터를 들었다. 경사면으로 굴린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깃대가 꽂혀 있는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디아 고에 한 타 뒤지던 헨더슨은 문제의 17번 파3홀에서 또 한번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었다. 어림잡아 15미터는 돼 보이는 거리에서 퍼팅한 공이 또 홀컵에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17번 홀은 둘의 운명의 갈림길이 됐다. 메이저 대회에서 코스 세팅을 까다롭게 하는 이유가 한 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또 한번 알게 했다.
올 시즌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아리야 주타누간(21, 태국)의 추격도 매서웠다. 5월의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이후 내리 3연승을 했던 주타누간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도 특유의 뚝심을 발휘하며 버디 5개를 낚아 올렸다. 16, 17번홀에서는 연속 버디를 잡아 리디아 고와 브룩 헨더슨의 경쟁구도에 뛰어들 기세도 보였다.  그러나 주타누간은 추격은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에서 멈췄다. 단독 3위.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4위 그룹은 모조리 한국 선수들이 휩쓸었다. 유소연 이미림 박희영이 2언더파로 한 그룹이 됐고,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맹타를 휘둘렀던 양희영은 1언더파 단독 7위에 랭크 됐다. /100c@osen.co.kr
[사진]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첫 승을 올린 브룩 헨더슨과 연장승부에서 패해 2위에 오른 리디아 고.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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