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민수, "방출됐던 제가 1군에… 정말 신기해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6.13 13: 05

kt wiz 외야수 전민수와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신기하다"는 단어였다.
그럴 만도 하다. 전민수는 2008년 현대 지명 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입단했으나 2013년 넥센에서 방출됐다. 그는 2014년 kt에 입단한 뒤 올해 42경기에서 1홈런 15타점 15득점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 중이고 10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실점을 막는 보살을 선보이며 1군에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지난 11일 고척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민수는 전광판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을 바라보며 "정말 말도 안된다. 제가 다시 야구를 하는 것도 꿈 같은데 1군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있다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2009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1군에서 뛰는 기쁨을 드러냈다.

전민수는 "방출 후 다시 유니폼을 입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인터넷에 제가 안타 치는 영상 하나만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빠가 야구선수였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제가 5번에 들어가 있고 안타를 33개(10일 기준)나 쳤다. 홈런도 치고 보살도 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전민수는 2013년 1월 어깨 수술을 한 뒤 9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1년 뒤 2014년 8월 그에게 손을 내민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아픈 걸로 스트레스 받고 괴로웠던 것보다 야구로 스트레스 받는 게 훨씬 낫다. 그래서 지금 정말 행복하다. 방출된 뒤 공사 중인 고척돔을 지나가면서 제가 여기서 야구해볼 수 있을까 했는데 안타도 치고 보살도 했다는 게 꿈 같다"고 연신 신기함을 드러냈다.
1군에 오기까지 그가 흘린 땀은 늦게나마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심광호 kt 전력분석원은 "전민수가 얼마 전에 뭔가를 깨달았는지 쉬는 날 새벽에 나와 계속 방망이를 돌렸다. 그렇게 연습하는 선수는 전민수 밖에 없다. 초심을 잃지만 않으면 잘 될 것"이라며 그를 바라보는 흐뭇함을 전했다.
전민수는 "올해 생각대로 잘된 부분도 있지만 부족함을 느낀 부분도 많다. 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코치님들을 만나서 많이 배우고 있다. 확실히 1군이 다르다. 특히 이숭용 코치님은 제가 넥센에 입단했을 때 그림자도 못밟던 주장이셨는데 지금 코치님으로 만나니까 신기하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제 이진영, 김상현, 유한준 등 부상 선수들이 오면 그가 계속 라인업을 지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는 "이때까지 많은 기회를 놓쳤으니 다시 놓치고 싶지 않다. 1군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득점권에서 강한 선수가 되고 싶고 먼저 1군에 자리잡고 싶다. 앞으로 내년, 내후년 한계 없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를 1군에서 뛰게 해준 kt는 그에게 정말 고마운 팀. 전민수는 마지막으로 "아직 우리 팀 팬이 원정경기에서 많지 않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응원해주신다.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기살려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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