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이현승에게 부담 집중
자원의 고른 활용 중요할 원정 6연전
광주로 이동해 원정 6연전 일정을 시작하는 두산 베어스의 불펜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다.

선두 두산은 지난주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4승 2패로 휴식일을 맞이했다. 하지만 2위 NC 다이노스가 6전 전승을 거두면서 2위와의 승차가 4경기차로 줄었다. 또한 내용 면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불펜의 부진이다.
핵심 투수들이 흔들린 부분이 치명적이었다. 셋업맨 정재훈은 지난주 3경기에 출전해 4⅔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매 경기 2명씩 출루시켰고, 12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최준석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햄스트링 통증이 있기도 했던 마무리 이현승은 지난주 2경기에서 2⅔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했다. 11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시즌 첫 블론 세이브와 패배도 기록됐다. 12일 세이브 상황이 조성됐지만 정재훈이 등판해 동점 홈런을 내준 것은 이현승을 기용하기 여의치 않았던 팀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셋업맨과 마무리를 향한 김태형 감독의 신뢰는 그대로다. 지난 주말 3연전을 끝낸 뒤 김 감독은 “재훈이가 실투 하나로 동점을 내주긴 했지만 현재 몸 상태도 괜찮고, 현승이와 함께 계속 믿고 기용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불펜의 중심이 여전히 두 베테랑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믿음이 분명한 만큼 다른 선수들이 투입되는 경기가 적어 선발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장원준은 지난주 2경기에서 244구를 던졌다. 이외에도 유희관(123구), 마이클 보우덴(108), 더스틴 니퍼트(106구) 모두 100개 이상 던졌다. 네 투수 모두 이번 시즌 한 경기 평균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기고 있다. 기량이 뛰어나 긴 이닝을 소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엔 한 경기에 던지는 공이 더 많아졌다.
선발투수들은 물론 필승조까지 관리가 필요한 것도 맞다. 정재훈의 경우 96⅔페이스다. 주로 1이닝만 소화하는 마무리로 던진 이현승은 68이닝 페이스지만, 마무리투수의 이닝으로는 적은 편이 아니다.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불펜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를 후보들은 몇 있다. 최근에는 윤명준의 페이스가 괜찮은 편에 속한다. 이번 시즌 2승 4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인 그는 WHIP이 1.09로 필승조를 제외한 불펜투수 중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이외에 선발과 불펜 양쪽에서 한 번씩 호투한 안규영, 한 차례 선발로 던진 뒤 불펜으로 돌아선 고원준 등이 있다.
이현호의 활용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1일 마산 NC전 이후로 등판이 없다. 두산은 거의 2주 가까이 투수 엔트리 12명 중 11명만 활용한 것과 같았다.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엔트리에 있는 선수를 적절히 활용해 다른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두산에 있어 이번 원정 6연전은 필승조 체력 안배, 자원의 고른 활용 등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시험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