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생생톡] 오승환, “ML 다른 점? 야구하는 건 다 똑같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6.14 05: 51

30이닝 이상 소화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 2위
“ML 타자들 장타에 가장 주의”
“야구는 다 똑같다”.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올 시즌 32경기에 구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60을 기록 중이다. 30이닝 이상을 투구한 구원 투수 중 브래드 브래치(볼티모어, 평균자책점 1.08)에 이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6번째로 많은 이닝(33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구원 투수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9시즌을 뛰면서 통산 277세이브를 기록. 리그 최고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2014시즌을 앞두고는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해 2시즌 동안 80세이브를 수확했다.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미 한일 프로야구에서 검증받았지만 기량 면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팀 내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 투수로 우뚝 섰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만난 오승환은 밝은 표정이었다. 클럽하우스에선 팀 동료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 그는 이전 야구와 가장 다른 점에 대해 묻자 “운동장에서 경기를 할 때, 야구는 다 비슷비슷하다. 생활면에서 다른 부분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에 대해서도 “아직은 타자들 특성을 다 모른다. 상대해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 알아가는 단계다”라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는 건 아니다. 오승환은 “경기를 하면서 상황에 맞게 경기 운영을 하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는 홈런 타자가 많다. 저는 중간에 나가는 투수이기 때문에 공 1개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 그래서 장타 맞는 걸 가장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돌직구’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미국에서도 평균 92.74마일(약 149km)의 묵직한 패스트볼을 던진다. 올 시즌 포심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1할7푼7리에 불과하다. 여기에 슬라이더가 효과를 보고 있다. 오승환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7푼7리로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한다. 오승환은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슬라이더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포수의 사인대로 던지는 것이다. (타자들 특성으로 인해)일부러 더 많이 던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선 리그 최고의 포수 야디어 몰리나(34)의 존재감이 크다. 몰리나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포수다. 오승환도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에 최고 포수와 호흡을 맞추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동갑내기 배터리다. 오승환은 “몰리나의 리드를 100% 따라가고 있다.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호흡을 맞추면서 최고의 포수라는 걸 느끼고 있다. 오승환은 몰리나와의 호흡을 두고 “확실히 여유가 있다. 경기에 흐름을 잘 알고 있는 게 느껴진다”면서 “경력도 그렇고 최고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는 게 아닌 것 같다. 긴박한 상황에서 여유를 가지고 투수를 진정시키는 능력도 있다. 이런 능력은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런걸 보면 최고의 포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 있다. 연투로 부담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오승환은 “많이 걱정해주시지만 전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면서 “연투를 하면 매시니 감독이 일일이 찾아와 몸 상태를 확인해준다. 과감히 ‘오늘 쉬어라’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이 지난 9~11일 3연투를 한 이후 하루 휴식을 줬다. 11일 경기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를 나가는 오승환을 불러 직접 휴식을 명했다. 세심한 배려 속에서 팀 내 최고 ‘믿을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오승환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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