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과 한탄 사이, 코엘로의 호투 아닌 호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6.14 05: 56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코엘로처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투수는 드물다.
코엘로는 올 시즌 12경기에 나와 6승5패 평균자책점 3.77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팀내 다승 2위고 리그 전체로 봐도 다승 공동 7위다. 평균자책점은 팀내 선발 중 2위, 리그 전체에서는 7위다. 리그 선발투수들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코엘로는 올 시즌 넥센의 성공작이다. 그러나 실상은 팀을 가장 열받게 만드는 투수다. 코엘로는 총 62이닝 동안 삼진을 46개 잡는 사이 볼넷을 42개나 내줬다. 웹스터(47개)에 이어 리그 최다 2위. 지난달 29일 kt전에서는 3회와 4회 각각 볼넷 3개씩으로 2번의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두 이닝 다 무실점으로 탈출했다.

그의 '성적'이 좋은 것은 일단 피안타가 적기 때문이다. 시즌 피안타율이 2할2푼6리로 리그 최저 1위다. 특히 득점권 피안타율이 2할1푼6리로 낮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48로 리그 17위로 준수하다. 대신 볼넷으로 인해 평균 소화 이닝은 5이닝 뿐인데 평균 투구수가 99.5개에 이른다. 퀄리티 스타트도 12경기 중 3경기에 불과하다.
조성환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코엘로가 버틸 수 있는 것은 패스트볼에 힘이 있고 패스트볼 높이가 낮기 때문이다. 타자들과 힘 대 힘으로 승부할 수 있다. 구속도 처음보다 올라가고 있다. 슬라이드 스텝도 처음에는 굉장히 컸는데 줄였다. 주자보다 타자와 공격적인 스타일로 승부하다 보니 실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사실 코엘로가 어떻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지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아슬아슬하게 잘 넘어가는 느낌이다"라고 운을 뗐다. 정 위원은 "타자들이 '말리는' 것 같다. 포크볼을 많이 던지지 않지만 의식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같은 패스트볼이라도 구속차가 커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스탯'이 선수의 전부가 아니듯 코엘로의 좋은 성적이 팀의 환영을 받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코엘로가 등판하면 팀이 이기더라도 힘든 경기가 많다. 5회까지만 채우고 내려오기 때문에 그 뒤 불펜을 많이 기용해야 하고 시간이 길어지면서 야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최근 불펜으로 뛴 적이 많았고 포수 출신이기 때문에 전문 선발 투수로서의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 새로운 색깔의 야구를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코엘로가 넥센이 원하는 1선발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잘 던지다가 집중력을 잃고 볼넷을 남발하는 기복을 줄이고 안정감을 갖춰야 한다.
그는 지난 12일 고척 kt전에서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 만을 내줬지만 5볼넷을 허용하며 여전히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코칭스태프의 속을 타들어갔지만 결국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6승째를 따냈다. 팀을 울고 웃게 만드는 코엘로의 롤러코스터 피칭은 시즌 후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