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병호, 주전 사수 경쟁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4 05: 51

최근 30경기 타율 0.181, 홈런포도 주춤
사노 복귀에 박병호 압박… 주전 사수할까
박병호(30·미네소타)는 13일 보스턴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채 휴식을 취했다. 전날(12일)에는 중요한 상황에서 대타로 교체되기도 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단순한 휴식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계속해서 경기에 나선 것도 있고 정신적인 휴식도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몰리터 감독은 “내 생각에 박병호는 매일 타격을 수정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며 안쓰러워했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은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려한 적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감독과 단장은 박병호의 가능성을 아직 믿고 있는 모습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와 계약을 맺은 박병호는 올 시즌 53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쳤다. 5월 이후 홈런 페이스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장타력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 박병호의 타구 속도는 13일까지 90.2마일로, 이는 팀 내 5위다. MLB에서 검증을 마친 타자인 3위 트레버 플루프(90.9마일), 4위 조 마우어(90.5마일)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최근 타율이 떨어지면서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박병호의 올 시즌 타율은 2할1푼2리, 출루율은 2할9푼8리로 모두 3할 아래다. 애당초 높은 타율보다는 많은 홈런에 초점을 맞추고 영입한 타자라고 해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여기에 최근 30경기 타율은 1할8푼1리, 장타율은 0.343에 불과하다. 최근 24경기에서 삼진 비율은 33%에 이른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은 최악의 성적 속에서 꾸준히 희생양을 찾고 있다. 이미 몇몇 투수들이 도마 위에 올랐고 이번에는 박병호의 차례다. 지역 ESPN 라디오는 “박병호가 주전 자격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겔 사노가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오면 출전 기회가 줄어든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라이언 단장의 마이너리그행 가능성 일축은 현지 언론의 질문에서 시작됐다. 어쨌든 박병호로서는 이래나 저래나 유쾌한 흐름이 아니다.
때문에 6월 중순에서 말까지의 성적은 박병호의 올 시즌 입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 팀 내 핵심 유망주이자 타자인 미겔 사노의 복귀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1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사노는 최근 가벼운 스윙과 러닝을 시작했다. 15일을 채우면 돌아올 수 있는 수준의 회복 속도는 아니지만 6월 안으로는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구상을 짤 때 박병호를 지명타자, 조 마우어를 1루, 트레버 플루프를 3루로 넣었다. 여기에 주로 코너 내야와 지명타자를 봤던 사노를 외야수로 전향시켰다. 하지만 이는 미네소타의 무리수임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거구의 사노는 외야 수비력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해 당분간 다시 외야로 투입시키기가 거북해졌다. 팀의 특급 유망주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플루프도 타율 2할3푼9리, 4홈런에 그치는 등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 혹은 판매 가치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투입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때문에 사노를 무리시키지 않겠다면 지명타자 포지션을 내줘야 한다. 박병호의 부진이 이런 구상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이야 희박하다 하더라도 박병호는 주전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1루에는 올 시즌 높은 출루율을 선보이며 건재를 과시 중인 조 마우어가 있다. 사노가 돌아오기 전까지 박병호가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금과 같은 성적이라면 주전을 장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가혹한 현실이지만 이겨내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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