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오승환, 亞 최고 불펜 레이스 압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4 05: 51

오승환 성적, 리그 전체 내놔도 특급
亞 불펜 4인방 경쟁서도 독보적 1위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아시아 출신 불펜 투수는 4명 정도다. 여전히 보스턴 불펜의 핵심인 우에하라 고지(41)와 타자와 준이치(30), 올해 MLB 무대에 재진입해 불펜 보직을 받은 왕젠밍(36·캔자스시티), 그리고 새롭게 가세한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다.

우에하라와 타자와는 리그 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지 꽤 됐다. 왕젠밍은 부상 이후 기량이 뚝 떨어지며 전성기는 끝났지만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19승을 거두는 등 MLB 경험이 많은 선수다. 세 선수 모두 만만치 않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한 선수가 압도하고 있다. 오승환의 기록 앞에 아시아 최고 불펜 논란은 무의미할 정도다.
오승환은 올 시즌 1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2경기에서 33⅔이닝을 던지며 2승11홀드 평균자책점 1.60의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33⅔이닝에서 46개의 삼진을 잡아냈으며, 피안타율(0.144), 이닝당출루허용률(WHIP·0.74)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이다. 불펜 전력이 강한 세인트루이스 팀 내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이며, 리그 전체를 따져도 오승환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투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에 비해 최근 아시아 최고 불펜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우에하라는 성적이 처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영입된 크레익 킴브렐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주고 셋업맨으로 뛰고 있는 우에하라는 26경기에서 24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다. 2010년 이후 두 차례의 1점대 평균자책점(2012·2013)을 포함해 단 한 번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허용한 적이 없음을 고려하면 의외다.
타자와는 27경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1승1패11홀드 평균자책점 2.88로 선전하고 있다. 다만 초반 기세보다는 5·6월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4월 한 달 동안 0.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타자와는 5월(3.48) 조금 고전했다.
MLB에서 기회를 얻은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둘 법한 왕젠밍은 재기의 발판을 놓고 있다.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맺어 MLB 승격까지 이뤄낸 왕젠밍은 시즌 19경기에서 23⅓이닝을 던지며 3승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 중이다. 캔자스시티 불펜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다만 주로 추격조로 활용, 나머지 세 선수에 비해 비중이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다.
MLB 무대에서 아시아 투수들의 활약은 주로 일본 선수들에 한정됐다. 지금도 일본 선수들의 비중이 높고 그들이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에는 의문부호를 달 여지가 없다. 특히 불펜에서는 이런 경향이 도드라졌다. 일본을 대표했던 특급 불펜 투수들은 대부분 MLB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측면에서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사에서도 상대적 불모지를 개척한 오승환의 활약은 표면적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시즌 끝까지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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