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4월. 배우 최민수는 연예계 생활 최대 위기를 맞는다. 골목길에서 주차 문제로 70대 노인과 시비가 붙어 차에 매단 채 끌고 가고, 흉기로 위협했다는 게 알려진 사건의 전말이었다. 최민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것이 밝혀지겠지만, 제가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릎을 꿇고 인사 드리겠다”며 취재진 앞에서 무릎 꿇고 절을 한 뒤 고개를 숙였다.
대한민국 연예계를 발칵 뒤집은 이 사건은 그러나 사소한 시비는 있었지만 언론에 알려진만큼 ‘흉악한 사건’은 아니었다. 경찰 조사에서도 “사건이 과장 돼 알려졌다”며 양자 합의로 ‘혐의없음’ 처리 됐지만 대중의 뇌리 속에는 여전히 ‘70대 노인 폭행한 최민수’로 남아 있었다.
이후 최민수는 한동안 세상을 등졌다. 어떤 해명을 해도 대중은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가족과 떨어져 야인처럼 산 속에서 칩거를 했다.

‘최민수의 진심’은 1년 뒤 한 방송에서 당시 사건을 집중 재조명하면서 밝혀졌다. 대중들도 최민수에게 씌운 ‘선입관의 덫’을 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곧바로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은 최민수는 사건 발생 2년 뒤에야 연예계 활동을 재개했다. 그 사이 대중들이 인식하는 최민수의 이미지는 ‘상남자’로 깨끗이 바뀌어 있었다.
BMW 그룹 코리아가 지난 9일 BMW 수원 서비스센터에서 ‘미디어 아카데미 2016’을 열었다.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이 흔히 하는 행사다. 애프터 서비스(AS) 환경이 어떤 형태로 갖춰져 있는 지를 보여주고 향후 AS 인프라를 어떻게 확충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보여주고자 했다.

사실 AS는 차량을 구입한 구매자 입장에서는 ‘애프터 서비스’이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애프터 마켓이다. 한번 팔린 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소모품을 교체해야 하고, 사고나 고장이 나면 수리도 해야 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 시장 또한 만만찮은 수입원이다. 그래서 판매치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고 나면 경쟁적으로 애프터 서비스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 BMW 그룹 코리아도 그들만의 AS 품질을 자랑하면서 AS 인프라 확대를 위해 올해만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는 그들의 일상이다.
이날의 프로그램 중에는 특히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었다. 공식 서비스 센터가 아닌, 외부수리업체에서 잘못 된 정비를 받았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들을 보여주는 코너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어떤 경우에 차량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이었다.
차량 화재의 가장 흔한 사례는 퓨즈와 배선에서 발생했다. 과전류를 방지하는 퓨즈를 설치하지 않고 임의 배선을 하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 전선을 사용하게 되면 차량 화재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최신 버전의 새 차를 구입하고도 배선을 손봐야 하는 이유는 차량 내 블랙박스나 하이패스 설비 때문이었다. BMW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차는 출고 시 블랙박스가 없다. 주차 중에도 블랙박스가 계속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트렁크에 상시 전류 공급용 보조배터리를 설치하고, 추가 배선을 해야 하는데 공인 되지 않은 업체에서 이 작업을 할 경우 규정을 벗어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시뮬레이션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잘못 된 배선 방식을 상정하고 전류를 흐르게 하자 이내 전선이 녹아 내리면서 허연 연기를 뿜어댔다. 어떤 경우는 스파크가 일기도 했다.
지난 2월 BMW 그룹 코리아는 당시 잇달아 발생하고 있던 화재 차량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상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실제 차량이 전소 돼 화재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도 보상을 했다. 이 과정에서 누구의 잘잘못을 크게 따지지 않았다. 물론 그들도 기자들과의 사석에서는 “조사를 해 보니 대부분 외부 수리업체의 규정과 어긋난 정비가 있었다”고는 말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적극적 보상”이었다.
BMW 그룹 코리아는 9일의 ‘미디어 아카데미 2016’에서도 차량 화재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잘못 된 정비를 받았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지만 보여줬다. /100c@osen.co.kr
[사진] 위에서부터 잘못 된 배선으로 화재 상황을 재현 시뮬레이션, 모조품을 사용한 에어백 수리 사례, 보조배터리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