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잠수함 임현준, "요즘 야구하는 게 정말 즐겁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6.14 13: 00

"요즘 야구하는 게 정말 즐겁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임현준은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2011년 데뷔 후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임현준은 양일환 퓨처스 투수 코치와 상의 끝에 잠수함 투수로 깜짝 변신했다. 스피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올 시즌 1군 마운드에는 한 차례 오른 게 전부지만 퓨처스 무대에서는 난공불락과도 같다. 5차례 등판을 통해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1.50의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퓨처스 경기에서도 1이닝 무실점(1볼넷 3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임현준은 "예전과는 달리 제대로 맞은 타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상대 타자들도 까다로워 한다는 느낌이 확 든다. 요즘 야구하는 게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경기 때 6차례 마운드에 올라 6⅔이닝 2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뽐냈다. 사이드암보다 낮은 위치에서 공을 뿌리는 그를 베테랑 좌타자들도 낯설어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우리 팀에도 임현준과 같은 선수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 싶더라. 팔 각도가 굉장히 유연하고 타자 입장에서는 시각적으로 적응하기 어렵다. 더욱이 스페셜리스트로 기용된다면 1년에 몇 차례 승부하겠는가. 타자들이 안타를 칠 수는 있겠지만 자신있게 공략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중일 감독은 임현준을 좌타 상대 스페셜 리스트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구속은 느리지만 좌완 잠수함이라는 희소성에다가 안정감있는 투구로 1군 무대 합류에 파란 불이 켜졌다. 하지만 임현준은 뜻하지 않은 부상에 아쉬움을 삼켰다. 옆구리 근육이 손상돼 1군 마운드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것. "안 쓰던 근육을 쓰다 보니 그런 것 같다"는 게 임현준의 말이다.
현재 임현준의 최고 구속은 120km 후반에 불과하나 등판 경험이 늘어날수록 구속도 향상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스피드가 중요한 게 아니다. 팔을 내린 것도 스피드를 향상시키기 위핸 게 아니다"면서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도록 무브먼트와 컨트롤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 타자들도 "수치상 구속은 120km 후반에 불과하나 체감 속도는 그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현준은 지난해까지 구속 향상에 대한 중압감이 컸다. 아무리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단점 보완 대신 장점의 극대화를 선택했다. "어차피 내가 살 길은 스피드가 아닌 컨트롤이었다".
사이드암 출신 양일환 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는 임현준은 "1군 승격 여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부르면 갈 수 있게끔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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