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결승골' 권순형, "모두 동료들 덕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6.14 16: 26

제주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 이하 제주)의 美드필더 권순형(30)이 2경기 연속 치명적인 결승포를 가동했다. 
제주는 지난 11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3라운드 홈 경기서 3-2 승리를 거뒀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문상윤과 마르셀로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섰지만 주현우와 정조국에게 연이은 실점을 내주며 2-2 동점까지 허용했다. 
 

살얼음을 걷는 접전 끝에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바로 권순형이었다. 권순형은 후반 38분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2경기 연속 결승골이었다. 권순형은 지난 6일 서울전에서도 후반 34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제주의 4-3 대역전승과 함께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깨트린 바 있다. 권순형은 2경기 연속 MOM(Man Of the Match,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 동안 권순형은 화려한 외모와 달리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이 적었던 선수였다. 상주 상무시절 2시즌(2014~2015) 동안 4골 6도움을 기록했지만 원 소속팀 제주에서는 3시즌 동안(2012~2013, 2015) 2골이 전부였다. 제주에서는 송진형, 윤빛가람의 뒤를 받치며 공수조율과 수비가담에 중점을 두는 살림꾼 역할을 맡았기 때문. 
하지만 권순형은 공격적인 재능도 뛰어난 선수였다. 고려대 재학 당시 대학 No.1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쳤다. 이천수, 박주영 등 대형 공격수가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거머쥐었을 정도로 임펙트가 강한 선수였다. 올 시즌 제주에서 보여주는 공격 본능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특히 최근 중앙 수비수 권한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면서 수비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2선에서 공격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자연스레 발끝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권순형의 강력하고 정교한 킥력은 리그 최다 득점 1위(29골) 제주의 새로운 공격 옵션이 되고 있다. 
 
권순형은 "그 동안 공격포인트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2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트려서 정말 기분이 좋다. 모두 동료들 덕분이다. 제주는 공격 루트가 다양해서 자연스럽게 득점 찬스가 찾아온다. 때문에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수비에서는 (권)한진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형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남다른 책임감이다. 권순형은 이날 2-2 동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파울을 범하면서 정조국에게 프리킥 실점을 내줬다. 몸은 더욱 무거워졌지만 이를 악물고 뛰었다. 결국 권순형은 자신에게 찾아온 한 번의 슈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득점 확률을 더 높이기 위해 그 짧은 찰나에 자신의 전매특허인 인스텝 슈팅이 아닌 정확성이 높은 인사이드 슈팅을 택했다. 
 
결자해지(結者解之)가 무엇인지 보여준 권순형은 "동점골을 내줬을 때 내가 파울을 했다. 정말 팀에 미안한 감정 뿐이었다. 그래서 더욱 지기 싫었다. 팀 내 고참인 내가 먼저 흔들리면 안됐기에 더욱 열심히 뛰었다. 내가 직접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다행이었다. 다음 경기에서도 팀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dolyng@osen.co.kr
[사진] 제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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