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명품 수비, 더 아름다운 이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6.15 06: 04

최형우(삼성)는 땀의 결실을 아는 선수다. 방출과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최형우가 리그 최고의 강타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최형우의 주포지션은 포수였다.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뒤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 향상에 주력했다. 그러나 시행 착오를 피할 수 없었다. 외야 수비가 불안해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했던 시기도 있었던 게 사실. 
이제는 '수비 요정'이라 불릴 만큼 기량이 급성장했다. 최형우는 자신의 컴플렉스를 해소하기 위해 틈만 나면 김평호 코치에게 외야 수비 훈련을 시켜달라고 조를 만큼 열심히 노력했다. "엄청 많이 늘었다. 말 그대로 땀의 결실이다. 이제는 형우가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덕분에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다"는 게 김평호 코치의 설명. 

그래서 일까. 최형우는 공격보다 수비를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희열을 느낀단다.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것보다 호수비한 뒤 축하 인사를 받는 게 더 기쁘다". 최형우는 호수비를 연출한 뒤 환히 웃는다. 최근 몇년 전부터 그 횟수가 더욱 잦아졌다. "예전에는 그런 표정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무뚝뚝한 반응이었다. 이젠 활짝 웃어도 되지 않을까. 어려운 타구를 잡고 나면 정말 뿌듯하다"는 게 최형우의 말이다. 
그만큼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쏟아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형우는 "정말 열심히 했다. 김평호 코치님께서 잘 아시겠지만 처음에는 기본적인 수비도 못했다. 타격은 선천적인 재능이 필요하나 수비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계속 노력하면서 '아,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면서 무언가를 느끼고 간혹 어려운 타구를 잡고 나면 희열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수비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빨리 달려가 타구를 잡는 건 힘들지만 나머지는 괜찮다. 물론 박해민(삼성)이나 정수빈(두산)의 수비 능력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지만 나 스스로는 완성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생각한다. 내 능력치는 99%에 이르렀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최형우는 틈만 나면 자신의 호수비 동영상을 수 차례 반복 시청한다. 그럴 때마다 미소가 절로 나온다. "동영상을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호수비 직후 웃는 표정도 보면 기분이 참 좋다. 홈런 동영상은 안 봐도 호수비 동영상은 절대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 이젠 최형우의 이름 석 자 앞에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의 강타자'라는 수식어를 붙어야만 할 것 같다. 최형우만의 명품 수비는 땀의 결실로 이뤘기에 더 아름답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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