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상대로 9회 8실점...최악의 역전패
어긋나는 투타 밸런스...불펜 기복 해결이 우선과제
한 곳이 해결되면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연승을 달리다가도 바로 연패에 빠지며 5할 승률을 사수하지 못한다. LG 트윈스가 극심한 기복에 시달리고 있다.

LG는 지난 14일 잠실 NC전에서 올 시즌 가장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8회까지 빼어난 경기력을 보이며 6-2로 리드, NC의 6월 무적행진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으나 9회에 완전히 다른 경기 내용을 보였다. 소사의 괴력투로 단단했던 마운드가 순식간에 붕괴, 9회초 무려 8점을 헌납하며 7-10으로 패했다.
만일 LG가 끝까지 리드를 지켜서 승리했다면, 1승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가 됐을 것이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타선의 최대고민이었던 2번 타순과 오지환의 부진이 모두 해결됐다. 2경기 연속 2번 타순에 배치된 김용의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멀티히트, 오지환은 1타수 1안타 3볼넷 1타점으로 4출루 경기를 했다. 둘의 활약에 힘입어 꾸준히 찬스가 나왔고, 적시타도 터졌다. 빅이닝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짜임새 있게 타선이 돌아가며 NC 마운드를 공략했다.
하지만 9회초에 모든 것이 어긋났다. 8회초 절묘한 병살타를 유도하며 최고의 복귀전을 만드는 것 같았던 이동현이 흔들렸다. 이동현은 첫 타자 박석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용덕한을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용덕한의 올 시즌 타율은 1할2푼5리. 1할대 타자를 허무하게 출루시키며 위기를 자초했다.
LG는 4점차 무사 1, 2루 위기를 막기 위해 마무리투수 임정우를 투입했다. NC 하위타선을 상대로 임정우가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올린다면 LG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임정우는 지난 주말 3연전 3경기 연속 등판의 후유증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저히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과 불안한 컨트롤로 김성욱 박민우 이종욱에에 연속안타를 맞았고, 지석훈에게 볼넷을 범하며 1점차 무사만루에서 강판됐다.
LG는 NC 클린업을 맞이해 진해수를 올렸으나 이미 승기는 NC가 들고 있었다.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은 뒤 테임즈에게 7구 승부 끝에 싹쓸이 3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채은성이 테임즈의 타구에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뒤로 빠졌고, 그 순간 LG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
올 시즌에 앞서 LG는 곳곳에 물음표를 달았다. '지난해 빈약했던 공격력', '새로운 마무리투수 임정우', '영입이 늦어진 외국인 선발투수' 등 수많은 변수를 안고 정규시즌에 들어갔다. 더불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20대 젊은 선수들을 전면배치하며 리빌딩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표출했다.
일단 공격력 향상은 이뤘다. 경기당 평균 5.33득점을 기록, 이 부문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당 평균 4.54득점으로 리그 9위였다. 똑같이 9위에 머물렀던 팀 타율(0.269)과 팀 OPS(0.738) 또한 팀 타율 5위(0.285), 팀 OPS 6위(0.777)로 상승했다. 꾸준히 강조한 뛰는 야구가 확실히 자리 잡지는 않았으나, 기본적인 타격 능력이 향상됐다. 히메네스가 리그 최고 3루수로 활약 중이고, 채은성 유강남 등 젊은 선수들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문제는 마운드의 극심한 기복이다. 팀 평균자책점 5.13으로 이 부문 7위에 자리 중인 가운데, 선발진과 불펜진이 엇박자다. 최근 소사와 류제국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불안했던 코프랜드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화와 지난 주말 3연전부터 불펜진이 삐걱거리면서 선발투수들이 잡아 놓은 분위기를 상대에 빼앗긴다.
윤지웅과 진해수 좌투수 듀오는 상대 좌타자들에게 고전 중이고, 임정우는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16.20에 이른다. 별다른 대안도 없다. 이승현과 최동환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2군에 있는 최성훈과 봉중근이 콜업준비를 마친 것도 아니다. 후반기 합류 예정인 정찬헌 외에는 별다른 플러스 요소가 없다. LG는 지금의 전력으로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만 한다.
물론 종착역까지는 여전히 많은 경기들이 남았다. 무엇보다 두산과 NC의 2강 체제가 확립되면서, 모든 팀이 5강에 도전할 수 있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결국에는 투타밸런스를 맞춘 팀이 꾸준히 승리를 쌓으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다. LG도 마찬가지다. 마운드의 기복을 해결하면 5할 승률 회복과 함께 가을야구를 바라볼 것이고, 지금과 똑같은 상태라면 또 악몽 같은 시즌을 보낼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