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딛고 4G 연속 쾌투 ‘시즌 5승’
개인 최다승 확실시, 팀 선발진 중추 우뚝
크리스 세든의 2군행으로 구멍이 뚫린 SK의 선발진이 박종훈(25)이라는 새로운 버팀목의 활약 속에 한숨을 돌렸다. 한 차례 찾아온 위기를 이겨낸 박종훈도 이제는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박종훈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올 시즌 최다인 6⅔이닝 동안 3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5승째(4패)를 따냈다. 7회 2사 위기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가 다소간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삼성의 만만치 않은 좌타 라인을 상대로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사실 부담이 될 법한 경기였다.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는 SK는 3연패 중이었다. 특히 지난 주말 NC와의 홈 3연전을 모두 내준 것이 뼈아팠다. 첫 경기에서는 믿었던 마무리 박희수가 무너졌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제 몫을 못했다. 세 번째 경기에서는 6회까지 7-1 리드를 잡고 있다 불펜 난조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원투펀치인 김광현과 메릴 켈리를 내고도 패한 것은 두 배의 충격이었다.
때문에 이날 박종훈의 몫이 중요했다. 그러나 박종훈은 어느덧 팀이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신뢰할 만한 투수로 성장했음을 이날 경기를 통해 유감없이 증명했다. 장타를 최대한 억제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나갔고 정교한 바깥쪽 제구로 삼성 좌타 라인을 봉쇄했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잘 돼 피안타는 3개밖에 없었다. “제구가 잘 되는 날은 치기 어렵다”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보여준 날이었다.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종훈이었다.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계산이 되는 투수로 발전했다. 4월 5경기에서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질주했다. 그러나 5월 들어 다소 흔들렸다. 고비였다.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55에 그쳤다. 4월 한 달 동안 29이닝을 소화한 박종훈은 5월 같은 경기에 나서고도 22이닝 소화에 머물렀다.
특히 5월 14일 잠실 LG전(2⅔이닝 6실점), 5월 20일 광주 KIA전(2⅔이닝 4실점)에서 연이어 무너지며 우려를 남겼다. 제구가 흔들렸고 볼넷과 피안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경험을 쌓은 박종훈은 재빨리 궤도를 수정했고, 그 후 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펼치며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4.80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4.02까지 낮춰 3점대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SK는 현재 잘 나가던 선발진이 불안한 상황이다. 원투펀치인 김광현과 켈리의 투구 내용이 최근 들어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는 흐름이 읽힌다. 여기에 세든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윤희상 문승원이 기대 이상의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제 박종훈은 선배들의 호투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닌,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팀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가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정감을 찾았고 남부럽지 않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 번 매를 맞은 만큼 성숙한 피칭도 기대할 수 있다. 6월 중순에 5승을 달성한 박종훈은 지난해 기록했던 개인 한 시즌 최다 승수인 6승(8패) 돌파가 확실해졌다. 기세를 몰아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야 SK가 중반 이후 대반전을 도모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