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거울까.
KIA 19살의 고졸루키 좌완 정동현(19)이 무거운 짐을 이고 두 번째 선발등판에 나선다.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경기이다. 선발 1경기 포함 시즌 3경기에서 9⅔이닝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볼넷은 1개만 내주었다. 평균자책점 제로, 피안타율 2할, 이닝당 출루허용률 0.83으로 짜다.
비록 이닝수와 경기수가 변별력이 없지만 이 정도면 KIA 투수들 가운데 몇 손가락안에 드는 성적이다. 직구 스피드는 135km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면도날 제구력과 변화구까지 적절히 이용하는 완급투가 빛났다. 팔을 끝까지 감추다 던지는 폼이 통했다. 특히 위기에서 밀리지 않는 배짱도 드러냈다.

그런데 두 번째 선발등판에는 짐들이 많다. 우선 팀이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의 끝모를 부진이다. 연패탈출이 19살 막내의 어깨에 달려있는 셈이다. 연패에 빠져있는 팀을 구해내야 한다는 절실함은 강하겠지만 거꾸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상대가 최강 두산이다. 두산은 44승17패1무로 선두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오재일과 양의지가 빠져도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홈런 1위 김재환과 에반스의 홈런타선, 민병헌, 허경민, 오재원, 김재호 등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정교한 타자들에 기동력을 앞세운 완벽한 작전수행능력까지 겸비했다. 마치 지뢰밭을 걸어가는 심정일 수 있다.
세 번째는 허약한 불펜을 뒤에 두고 나서는 등판이다. KIA는 6월들어 9패 가운데 7패가 역전패였다. 블론세이브도 4개를 했다.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하고 있지만 불펜진이 붕괴되어 있다. 후반에 나오는 투수들마다 실점을 했다. 심동섭의 부상 이탈로 치명적인 불펜 공백이 빚어졌다.
6월들어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전날도 홈런 4개를 터트렸지만 모두 솔로포였다. 정작 주자가 있는 가운데 득점타가 터지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패인이 됐다. 김주찬과 이범호, 김호령을 제외하고 타자들이 부진하다. 나지완은 최근 10경기에서 2할5푼, 3타점에 그친다. 8승(2패) 을 거둔 두산 선발 보우덴 상대로 타선의 득점지원이 필요하다.
그나마 희망은 최근 2승 가운데 1승이 정동현이 첫 번째 선발등판에서 거둔 것이었다. 지난 10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 등판해 5⅔이닝을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안았다. 겁없는 투구를 펼쳐 팀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래서 막내 정동현이 두려움 없이 팀 연패를 끊고 2승을 따낼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