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늑대들이 또 다시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은 지난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홈경기서 수원FC를 2-0으로 제압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지난 3월 20일 꼴찌로 추락한 이후 88일 만에 지긋지긋한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3경기(2승 1무) 연속 무패를 달린 인천은 수원FC(이상 승점 11)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서 앞서 11위로 올라섰다.

인천은 과거에도 시즌 초반 고전하며 꼴찌를 전전하다 5, 6월 들어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을 위협하는 내용과 결과를 선보인 바 있는데 올해에도 비슷한 흐름이다. 진정 여름에 강한 인천의 늑대들이다.
▲ 스리백
현재 인천의 상승세를 논할 때 스리백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초반 백포라인을 내세운 인천은 11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기나 긴 부진에 시달렸다.
김도훈 감독이 꺼내든 자구책은 스리백이었다. 요니치를 중심으로 베테랑 조병국과 이윤표가 뒷마당의 중심을 잡았다. 백업자원인 김대중 등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인천의 강점인 수비가 안정되니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성남전 승리를 시작으로 수원전 무승부, 수원FC전 승리까지 3경기 무패다. 수원 원정길에선 10명으로 싸우고도 승점 1을 얻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전술 변화룰 준 뒤 결과도 좋다"면서 "상대에 따라 변칙적인 전술을 준비하겠지만 경기를 할수록 좋아지는 스리백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진성욱과 벨코스키
케빈에 이어 진성욱과 벨코스키도 터졌다. 인천은 시즌 초반 주포들이 침묵하며 곤욕을 치렀다. 케빈과 진성욱 그리고 이적생 벨코스키가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설상가상 지난달 22일 광주FC와 경기서 상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한 이효균이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여름이 오자 어둠이 걷히고 따사로운 햇살로 가득하다. 케빈이 침묵을 깨자 다른 공격수들도 잇따라 득점포를 가동했다. 벨코스키는 수원FC전서 K리그 출전 8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진성욱은 10경기 만에 시즌 마수걸이포를 작렬했다. 인천의 장밋빛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 늑대 두목 김도훈
김도훈 감독은 수원FC전 승리 후 탈꼴찌와 홈 첫 승의 기쁨을 만끽하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홈 첫 승을 팬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 좋은 분위기서 좋은 결과를 낸 게 긍정적이다. 탈꼴찌를 하게 돼 기쁘다. 선수들도 홈 첫 승의 분위기를 즐기고, 칭찬도 받아야 한다."
이어진 김 감독의 말 속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 "오늘 하루는 즐기고, 다음을 준비하겠다. 탈꼴찌 이상을 목표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남은 2/3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팬들의 응원과 격려, 질타는 우리를 위한 것이다. 점점 좋아지고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김 감독은 제자들에게 애정의 채찍질도 아끼지 않았다. "퇴장 이후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안주하지 않고, 공격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김 감독은 "벨코스키의 데뷔골을 축하해주고 싶지만 조금 더 골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 진성욱은 첫 골을 지난해보다 일찍 넣었으니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다.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결과가 안 나온다고 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이고, 점점 발전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골을 넣으려는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