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1군 콜업 후 13타수 6안타 맹타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의 뒤를 든든히 받친다
롯데 자이언츠의 주포이자 안방마님, 강민호(31)가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강민호의 ‘난 자리’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백업 포수 김준태(22)가 안방 자리를 든든하게 채웠기 때문이다.

강민호는 지난 14일과 15일, 고척 넥센전에 모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경기 후반 대타로도 기용이 되지 않았다. 강민호의 피로도가 극심했기 때문. 몸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강민호는 팀이 치른 61경기 중 무려 55경기에 나섰다. 거의 대부분인 54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10개 구단 중 포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가장 많은 타석(227타석)에 들어섰다. 수비 이닝 역시 445⅓이닝으로 2위 넥센 박동원(425이닝)과 20이닝 넘게 차이난다.
조원우 감독은 시즌 전부터 줄곧 강민호의 체력 안배를 걱정했다. 지난해 감독 부임과 함께 강민호에 “풀타임을 소화해 달라”고 주문을 했지만 이는 주장이자 안방마님으로서 책임감을 요구한 것일 뿐, 사실은 언제나 강민호의 체력 안배를 고민했다. 그러나 강민호가 차지하고 있는 공수에서의 비중을 감안하면 쉽사리 교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타이트한 경기로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었다.
결국 조원우 감독은 강민호 대신 이틀 연속 백업 역할에 머물던 김준태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씌웠다. 그런데 김준태는 공수에서 강민호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강민호의 빈 자리를 든든하게 채웠다.
김준태는 14일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로 활약한 데 이어 이튿날 15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3타점을 폭발시켰다. 적재적소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김준태가 하위 타선에서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른 덕분에 롯데 타선은 강민호 없이도 짜임새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 안정된 블로킹 능력은 물론 이틀 연속 또래의 박세웅(21)과 박진형(22)과 척척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특히 14일 경기에서 그동안 박세웅의 주무기였던 포크볼(12개) 대신 슬라이더(36개)를 주로 요구하며 상대의 허를 찔렀고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치는 등 안정된 투수 리드를 펼쳤다. 물론 아직은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경험과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올해 김준태는 2군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안중열(21)과 시범경기까지 백업 경쟁을 펼쳤지만 밀렸다. 2군에서 다시 때를 기다려야 했다. 2군에서 김준태는 타율 3할3푼3리(51타수 17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는 등 자신감을 되찾았다. 결국 지난달 21일 안중열과 엔트리 자리를 맞바꾸면서 1군 기회를 잡았다. 콜업 뒤에도 현재까지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5타점의 자신감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타석과 홈플레이트 뒤에서 승부를 펼칠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달라진 부분. 덕아웃에서도 생기를 찾았다. 콜업 당시 김준태는 “이전보다는 확실하게 여유가 생긴 것이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하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이번엔 안중열이 2군에서 타율 4할3푼2리(44타수 19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기 때문.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
일단 김준태는 틈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리며 당장 백업 포수로서 눈도장을 찍었다. 더욱 여유롭고 든든해진 김준태의 존재로 강민호의 부재시에도 롯데는 한시름을 덜어도 되는 여건을 만들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