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봉중근, 흔들리는 LG 불펜 구원할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6.16 06: 39

LG 불펜진 최근 급격히 추락...6월 ERA 6.87
봉중근, 앞으로 야구인생 걸고 1군 불펜진 합류
선수와 팀 모두 절박하다. 선수는 자신의 건재함을 증명해야 하며, 팀은 더 이상의 추락은 위험하다. LG 트윈스 베테랑 좌투수 봉중근(36)이 자신과 팀의 운명 모두를 짊어진 채 마운드에 오른다.

LG는 지난 15일 봉중근을 깜짝 콜업했다. 양상문 감독이 “중근이가 스피드만 올라오면 된다. 후반기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 지 하루 만에 봉중근의 콜업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면서 봉중근은 지난 5월 1일 잠실 kt전 선발 등판 이후 45일 만에 1군에 합류했다.
45일 동안 봉중근에게는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작년 9월부터 도전했던 선발투수 전향에 대한 의지를 내려놓았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봉중근이 선발투수로서 필요한 체력과 투구수를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게다가 팀에 선발투수가 시급한 상황도 아니었다. 
결국 봉중근은 코칭스태프와 의견을 나눈 후 불펜투수로서 1군 무대에 서기로 했다. 5월 21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불펜 등판했고, 지난 14일까지 총 네 차례 불펜투수로 경기를 치렀다. 봉중근의 퓨처스리그 불펜 등판 성적은 4경기 5이닝 3피안타 0볼넷 4탈삼진 무실점이다. 
이렇게 봉중근이 불펜투수로 1군 복귀를 바라보는 사이, LG 불펜진은 붕괴조짐을 보였다. 6월 들어 평균자책점 6.87을 기록, 안정을 찾고 있는 선발진과 엇박자를 냈다. 지난 5월 11일 셋업맨 이동현의 이탈로 생긴 후유증이 드러난 것이다. 최근 4경기 중 1경기만 리드를 지켰고, 지난 14일 잠실 NC전에선 9회초 8실점으로 무너졌다. 신승현을 제외한 불펜 필승조가 모두 투입됐음에도 9회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 전원필승조는 옛 말...급격히 낮아진 LG 불펜
4월: 21경기 85이닝 ERA 4.87 WHIP 1.58 기출루자 득점허용률 0.314
5월: 23경기 88⅓이닝 ERA 4.69 WHIP 1.47 기출루자 득점허용률 0.429
6월: 12경기 38이닝 ERA 6.87 WHIP 1.82 기출루자 득점허용률 0.417
그러자 양상문 감독은 불펜진 재정비에 꾀하며 계획보다 이른 시점에서 봉중근을 올렸다. 양 감독은 “중근이가 좌타자 한 명만 잡고 내려가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1⅔이닝에서 2이닝 정도 던지는 역할을 바라고 있다”며 “1군서 좋은 모습을 증명하면 8회 셋업맨 역할을 하는 것까지도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봉중근은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정상의 오른 경험이 있다. 한국무대 복귀 해였던 2007시즌부터 2011시즌까지는 선발로 자리했고, 2012시즌부터는 마무리투수로 나섰다. 어느 보직을 맡든, 자신 만의 루틴이 이미 확립되어 있다. 
관건은 구위다. 봉중근은 최근 몇 년 동안 구속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난해 마무리투수 완장을 내려놓았다. 정교한 제구력과 완급조절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반전은 없다. 봉중근은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서도 구속 140km 이하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구위와 구속이 투구의 전부는 아니다. 봉중근은 체인지업 커브 투심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볼배합을 통해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투수다. 좌투수지만 좌타자보다는 우타자에 강한 것도 봉중근의 활용도를 높게 만든다. 봉중근은 2012시즌부터 최근 5년 동안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1푼2리 피OPS 0.639,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3할2푼9리 피OPS 0.779를 올렸다. 
봉중근은 올해 1군 등록일수 25일 정도만 더하면 FA 자격을 얻는다. 즉,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야구인생이 결정된다. 선발투수로 돌아오지 못한 만큼, 당초 계획했던 베스트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래도 당장 가치를 증명해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사생결단의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오를 봉중근이 LG 불펜진을 구원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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