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기계’ 스즈키 이치로(43·마이애미)가 또 한 번의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피트 로즈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미·일 통산 4257안타를 기록하며 조용한 대기록을 썼다.
이치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3할4푼9리까지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미·일 통산 4255안타를 기록 중이던 이치로는 이날 2개의 안타를 치며 MLB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 중인 로즈(4256안타)를 넘어섰다.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치로는 1회 첫 타석에서 포수 앞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 로즈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홈팀 샌디에이고도 이치로의 이 기록을 부각시키며 특별 배려를 했고 마이애미 선수들은 물론 샌디에이고 선수들도 박수를 치며 기록을 축하했다. 이치로는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 가벼운 미소로 화답했다.

나머지 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이치로는 9회 2사 1,2루 기회를 만들어 마지막 타석에 임했다. 이치로는 샌디에이고 마무리 로드니의 4구째 83마일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익수 옆 2루타를 치면서 이날 멀티히트와 동시에 개인 통산 4257안타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3-6으로 졌지만 이치로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큰 날이었다.
1991년 오릭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치로는 1994년 일본 최초로 시즌 200안타를 달성하는 등 9시즌 통산 1287안타를 친 뒤 시애틀 입단을 통해 MLB에 건너 왔다. 이치로는 데뷔 첫 해부터 242안타를 치며 MLB를 경악시켰고 2004년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치는 등 타격 기계로 명성을 날려왔다.
MLB 무대와 일본 무대의 기록을 같이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은 있다. 이치로도 이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치로가 명예의 전당 지름길로 불리는 3000안타를 눈앞에 둔 대타자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한다. 로즈 또한 "이치로가 MLB에서 세운 업적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시즌 연속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으며 2014년까지는 14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 지난해를 끝으로 MLB 생활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으나 MLB 통산 3000안타를 위해 1년 더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그런 이치로는 올 시즌 44개의 안타를 치며 MLB 통산 2979번째 안타를 기록, 역사적인 3000안타에 이제 21개만을 남겨놨다. 진짜 축포가 기다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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