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타격시 혼잣말로 타구 방향 반복
상무 때부터 이어온 루틴, 잡생각 없어져
"좌중간, 좌중간".

한화 주전 유격수 하주석(22)은 타격할 때마다 혼잣말을 계속 한다.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모습이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대부분 타자들이 공이 오기 전까지 입을 꽉 다물거나 종종 껌을 씹는 스타일이 있지만, 하주석처럼 혼잣말을 하는 타자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하주석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그는 "타구 방향을 말한다. 좌중간, 우중간, 센터 이런 식으로 타구를 보내고 싶은 쪽을 혼잣말 한다"며 "작년 상무에 있을 때 이렇게 해보라는 이영수 타격코치님 조언으로 한 번 해봤는데 그날 잘 쳤다. 그 이후로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수의 공에 집중하기에도 바쁠 타석, 혼잣말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될까. 하주석은 "하다 보면 생각이 별로 없어진다. 다른 잡생각이 안 생긴다. 타석에서 최대한 머릿속을 단순하게 하려고 한다"며 "큰 효과는 모르겠지만 이제 나의 루틴이 된 것 같다. 혼잣말하는 게 편하다"고 이야기했다. 일종의 자기최면 효과로 볼 수 있다.
중얼중얼 타법과 함께 하주석도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군제대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아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데뷔 첫 2년간 타격에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다. 몸집이 더 커졌고, 스윙은 날카로움을 더했다.
시즌 58경기에서 191타수 55안타 타율 2할8푼8리 6홈런 28타점 27득점 5도루 OPS .782를 기록 중이다. 한화가 그토록 목말라한 대형 유격수 탄생을 알렸다. 잡생각을 없애고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한다. 초구 공략시 33타수 12안타 타율 3할6푼4리 3홈런에 2루타도 6개나 된다.
하주석은 "성격이 급해서 그런가, 초구를 많이 친다. 초구 공략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다. 조금 쉽게 들어오는 부분이 있어 초구를 많이 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 역시 잡생각을 없애기 위한 중얼중얼 타법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하주석에 대해 "잘하다 못하다 반복한다"면서도 "지난해 가을과 비교하면 정말 좋아졌다. 2~3년 뒤에는 국가대표 선수가 될 것이다"고 호평했다. 국제대회에서도 하주석의 중얼중얼 타법을 볼 날미 머지않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