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련이었다.
KIA 고졸루키 좌완 정동현(19)은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 데뷔 두 번째로 선발등판해 4⅓이닝 동안 5피안타 5사사구 7실점으로 부진했다. 최강 두산의 타선에 막혀 데뷔 이후 무실점 이닝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첫 걸음은 상쾌했다.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허경민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민병헌을 중견수쪽에 깊숙한 타구를 맞았지만 중견수 김호령이 가볍게 포구하며 삼자범퇴로 막았다.

2회 두산의 중심타선을 만나자 휘청거렸다. 홈런 1위 김재환을 풀카운트 접전끝에 볼넷을 내준게 화근이었다. 다음타자 에반스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클 넣은게 한복판으로 쏠리며 중월 125m 투런포를 맞았다. 9⅔이닝 무실점이 깨졌다.
프로 데뷔 첫 피홈런에 흔들렸는지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국해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박세혁에게 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볼넷을 싫어한다고 했지만 마음의 동요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김재호를 3루 병살로 솎아내는 배짱도 함께 보였다.
3회는 안정을 되찾았다. 1사후 허경민의 몸을 맞혔지만 민병헌 우익수 뜬공에 이어 김재환마저 적극적인 승부를 펼쳐 2루 땅볼로 잡았다. 3회말 브렛 필이 역전 3점 홈런을 날려 응원했다. 그러나 4회 2사까지 잘 잡았지만 국해성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좌월홈런으로 연결돼 동점을 허용했다.
5회가 마지막이었다. 첫 타자 김재호에게 2루수 키를 넘는 빚맞은 안타를 맞았다. 2루수 서동욱이 떨어진 볼을 자신이 처리하려다 굴절시키며 2루타가 되었다. 곧바로 박건우에게 좌월 2루타를 내줬고 민병헌 사구에 이어 김재환에게 중전적시타를 내주고 강판했다. 후속투수들이 주자들을 모두 홈인시켜 7실점으로 불어났다.
고졸루키인데도 강력한 응집력을 자랑하는 최강 두산을 상대로 자신의 볼을 던지려고 노력했다. 몸쪽승부를 펼쳤고 까다로운 볼을 던졌지만 결국 역부족을 느꼈다. 강한 상대를 잡기 위해서는 보다 날카로운 제구력, 힘있는 볼, 더욱 강인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두산전이었다. /sunny@osen.co.kr
[사진]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