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권혁-송창식, 경기수&이닝 1~2위
권혁은 3경기 2이닝↑, 송창식도 7⅔이닝↑
한화는 지난해 6위로 아깝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FA 시장에서 정우람, 심수창 등 불펜 투수를 영입했다. 지난해 혹사했던 불펜의 권혁, 송창식, 박정진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아니다. 권혁과 송창식은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16일 수원 한화-kt전. 송창식은 4-4 동점인 3회 2사 만루에서 두번째 투수로 나왔다. 첫 타자 김종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기출루자 득점 1점을 허용한 뒤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권혁은 4-6으로 뒤진 6회 1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유한준을 3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았으나 3루 주자 득점은 허용했다. 권혁은 7회까지 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16일 kt와 경기로 시즌 61경기째를 치렀다. 참고로 지난해 61번째 경기는 6월 12일이었다. 권혁과 송창식은 지난해 같은 기간(61경기)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와,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FA 불펜 투수들이 보강됐지만, 권혁과 송창식의 처지가 달라진 것은 없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올라 투혼을 불사를 뿐이다.
지난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12이닝)을 기록한 권혁은 16일까지 올 시즌 38경기에 출장했다. 10개 구단 투수 중 최다 경기출장. 54⅔이닝을 던졌다. 10개 구단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 2관왕이다.
지난해 한화가 61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권혁은 35경기에 나와 52⅔이닝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경기 더 많이 등판했고, 2이닝을 더 던진 셈이다.
송창식도 마찬가지다. 송창식은 16일까지 35경기에 나와 48⅔이닝을 기록했다. 권혁에 이은 최다 출장 2위이고, 불펜 투수 최다 이닝 2위다. 지난해 팀 61경기까지 29경기(선발 1경기)에 나와 41이닝을 던진 것보다 훨씬 많다.
권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펜 투수 100이닝을 기록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올 시즌 초반 벌투 논란까지 있었던 송창식도 110이닝 페이스다. 두 선수는 벌써 1000구 투구 수를 앞두고 있다.

정우람, 심수창이 가세했지만, 지난해 불펜으로 뛰던 윤규진이 선발로 전환했다. 지난해 팀의 61경기까지 50이닝을 던졌던 박정진은 올해는 31⅔이닝으로 40% 가량 줄었다. 박정진이 올해는 부진하기 때문에 덜 던지고 있다.
이처럼 불펜 숫자가 늘어났지만 권혁과 송창식에게 그렇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김성근 감독은 이틀에 한 번은 권혁과 송창식을 마운드로 호출시킨다.
그럼에도 권혁은 5월 평균자책점 4.43(20.1이닝 10자책)으로 부진하다가 6월 평균자책점 1.17로 맹활약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체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 5경기(3연투 포함)에 등판해 8이닝 1실점으로 호투 중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13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3.42보다 조금 낮다.
반면 송창식은 4월 평균자책점 8.20에서 5월 3.63으로 안정됐으나 6월 다시 4.26으로 조금 올라갔다. 시즌 평균자책점 5.55로 분투하고 있다.
선발진의 투구 이닝이 짧은데다, 불펜 야구를 지향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권혁과 송창식은 앞으로도 한화 불펜의 핵심 전력으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여름철 힘이 떨어지지 않고 구위를 유지하도록 적절한 관리는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후반기 불펜조의 구위 하락을 다시 반복해서는 포스트시즌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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