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 투 피치로 과감하게 밀어붙인 9승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6.17 06: 30

넥센 히어로즈 우완 사이드암 신재영은 이제 팀의 복덩이, 신인왕 후보 등 수식어를 넘어 리그의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신재영은 지난 16일 고척 롯데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10-7 승리로 시즌 9승을 달성, 10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신재영은 니퍼트, 보우덴(이상 두산)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복귀했고 평균자책점(2.95)도 리그 최소 1위를 유지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8번째로 리그 공동 6위.
이날 신재영의 투구가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는 점이다. 신재영은 이날 초반부터 많은 투구수를 소모하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107개)를 기록했다. 특히 직구(48개)의 스트라이크 볼 비율이 똑같이 24개씩일 정도로 그의 장점인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거기에다 올해 새로 시험중인 체인지업이 좋지 않았다. 신재영은 과감하게 체인지업을 버리고 이날 직구와 슬라이더(59개) 두 개의 구종만을 던지며 롯데 타선을 상대했다. 휘는 슬라이더, 떨어지는 슬라이더 두 종류를  갖고 있어 가능했다. 투구수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볼넷을 기록하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었다.
신재영은 여러 차례 고비 속에서도 퀄리티 스타트로 제몫을 다했다. 그는 경기 후 "오늘 체인지업은 타이밍이 좋지 않아 자신이 없어 두 개의 구종으로 던졌다. 오늘 제구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안타를 안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가기보다는 더욱 제 공을 자신있게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평소 그의 투구수를 90~95개로 관리해주던 코칭스태프는 그가 5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으나 6회에도 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신재영은 "이제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주시는 것 같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어서 투구수가 늘어도 괜찮다. 피곤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재영은 "오늘 제 피칭이 타자들에게 읽혀서 그랬다기보다는 제 공 자체가 좋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많이 등판하면서 타자들이 저를 연구할텐데 저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항상 연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금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학 야구, 경찰청을 거친 중고신인이긴 하지만 1군 무대는 올해가 처음. 신재영이 안좋은 컨디션에도 호투로 등판을 마치며 시즌 9승을 거둔 것은 스스로의 투구 스타일을 넓혀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컨디션이 좋을 때, 좋지 않을 때의 대처 방법까지 깨달은 신재영에게서 루키가 아닌 진짜 에이스의 향기가 난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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