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잉글랜드가 강력한 벤치 멤버들의 활약에 승부를 뒤집고 조 1위로 올라섰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랑스에서 열린 유로 2016 조별리그 B조 2차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기. 전반 42분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이 강력한 프리킥 골이 터졌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던 잉글랜드에는 치명적인 한방이었다.
역전승을 위해서는 최소한 2골이 필요했다. 승부수가 필요했다.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 감독은 빠르게 승부수를 던졌다. 하프타임에 해리 케인과 라힘 스털링을 빼고 제이미 바디와 다니엘 스터릿지를 투입했다. 매우 이른 시간의 교체로 '모 아니면 도'로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교체 선수들의 이력을 본다면 가볍게 볼 수는 없었다. 선발로 나섰던 케인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지만, 바디도 케인보다 한 골이 부족한 득점 랭킹 2위에 오른 뛰어난 공격수다. 또한 스터릿지도 부상에 시달렸을 뿐 14경기서 8골을 넣은 득점 감각이 뛰어난 선수다.
기대는 현실로 이어졌다. 바디와 스터릿지는 웨일스 수비를 흔들었다. 그 결과 후반 11분 바디가 문전 혼전 중에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잉글랜드는 동점에 만족하지 않고 후반 46분 스터릿지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예상보다 빠른 템포의 슈팅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웨일스와 잉글랜드의 표정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었다. 잉글랜드는 기쁨의 표정이 가득했고, 웨일스는 망연자실했다. 선제골로 잉글랜드와 악연을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웨일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쉽게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별예선 10경기를 모두 이기고 올라온 잉글랜드는 역전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잉글랜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강력한 벤치 멤버를 바탕으로 2-1 역전승을 차지, 16강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다니엘 스터릿지-제이미 바디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