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 번째 라이브피칭 25구 투구
아직은 ‘신중’, 숨 죽여 지켜보는 SK
왼 어깨 회전근 수술 이후 장기 재활 중인 전병두(32·SK)가 신중하게 라이브피칭 단계를 밟고 있다. SK도 이런 전병두의 상태를 숨죽여 지켜보는 중이다. 아직 복귀 시점을 논하기는 이른 단계지만 적어도 희망은 커지고 있다.

전병두는 16일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세 번째 라이브피칭(실제 마운드에서 타자를 타석에 세워두고 피칭)을 가졌다. 불펜에서 30개 정도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해왔던 전병두는 지난 3일 첫 라이브피칭을 실시한 것에 이어 16일까지 세 차례 라이브피칭을 했다. 지난 두 번의 라이브피칭에서 각각 20구를 던졌던 전병두는 이날 25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강도를 좀 더 끌어올렸다.
전병두가 라이브피칭에 들어간 것은 분위기를 조금 바꿔주기 위함이었다. 그 정도 상태는 된다는 뜻도 깔려 있다. 최창호 SK 루키팀 재활코치는 “예전의 모습과 같은 기대 수준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은 기분이 또 다르다. 불펜피칭에서는 투구 강도를 계속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타자를 세워 놓고 던지는 것과는 심리적 부분이나 투구 내용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전병두도 이에 동의해 라이브피칭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실전에 나설 만한 몸 상태는 아니다. 한 번 던진 후 몸 상태를 세밀하게 체크해 다음 일정을 짜는 신중한 발걸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 코치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내용이다. 지금은 변화구 위주로 던지고 있다. 계속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라면서 “어쩔 수 없이 오는 미세한 통증은 견뎌내야 한다. 쉬는 시간을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이 주고 있다. 어깨 컨디션에 맞춰 모든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병두는 2011년 부상 이후 단 한 번도 여기까지 과정이 진행된 적이 없다. 전병두나, SK 코칭스태프나 ‘가지 않은 길’이다. 때문에 매일 걱정이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최 코치는 “걱정을 많이 하기는 했는데 워낙 성실하게 재활을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용은 만족할 만하다”라고 기대했다. 전병두는 앞으로 상황에 맞춰 몇 차례 라이브피칭을 더 할 예정이다. 어차피 여름 이후, 시즌 막판을 보고 있는 만큼 무리할 이유가 전혀 없다.
현재 전병두의 구속은 130㎞대 초반이다. 아직 실전에 나설 만한 구속은 아니다. 팔 각도도 예전에 비해 처졌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여전히 까다로운 폼과 딜리버리를 가지고 있어 구속이 130㎞ 중반 이상으로만 올라가면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다”라고 기대를 걸고 있다. 예전의 전병두는 잊어야겠지만, 충분히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SK가 오랜 기간 전병두를 기다린 이유이기도 하다.
최 코치도 “135~138㎞ 정도의 구속만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3군 경기에도 나가 컨디션을 조절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구속은 첫 번째 라이브피칭에 비해서도 올라온 만큼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그 다음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모든 것이 전병두의 몸 상태에 달려 있다. 전병두와 SK가 조금씩 희망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