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26)의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2년의 위용이 아니다. 그러나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로젠탈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마무리 보직 변경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다.
로젠탈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⅓이닝 동안 3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크게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2실점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아담 웨인라이트가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1-0으로 앞선 채 8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8회 마운드에 오른 케빈 시그리스트가 2실점해 역전을 허용했고 1점차 승부를 붙잡아주길 기대하며 마운드에 올린 로젠탈이 완전히 무너지며 1-4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오승환은 이날 휴식을 취했다.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매시니 감독은 두 불펜 투수들을 감쌌다. 매시니 감독은 경기 후 AP통신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펜 운영에 대해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고 나는 우리 불펜 투수들을 상황에 맞게 기용했다”라면서 두 선수의 부진에 대해서는 “그런 날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를 보직 변경에 대한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승리를 날린 선발 웨인라이트 역시 로젠탈을 옹호했다. 웨인라이트는 “로젠탈은 괜찮다”라면서 “선발투수들이 더 좋은 투구를 보여 그가 루틴을 유지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와 좀 더 심리적으로 편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로젠탈은 올 시즌 세이브 기회가 그렇게 많이 찾아오지 않는 편으로 컨디션 조절에 다소간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로젠탈의 부진은 심상치 않다. 2014년 45세이브, 2015년 48세이브를 거둔 로젠탈은 16일까지 올해 25경기에서 2승1패12세이브 평균자책점 4.09에 머물고 있다. 로젠탈의 지난해 평균자책점은 2.10이었다. 거의 두 배가 뛴 셈이다. 2할5푼의 피안타율은 그렇게 나쁜 수준이 아니지만 1.82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문제다. 볼넷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로젠탈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불펜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오승환(34)의 마무리 보직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현지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2승11홀드 평균자책점 1.57의 환상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1할4푼8리의 피안타율, 0.76의 WHIP는 이상적이다.
물론 확실한 실적을 보여준 클로저를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아 바꾸기는 무리가 따른다. 매시니 감독의 신뢰도 아직 굳건하다. 다만 로젠탈이 세이브 상황에서도 이런 부진을 보여준다면 고민의 시간이 찾아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