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력 증명’ 최승준, 보상선수 대박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7 12: 54

8홈런 OPS 0.983, 장타력 확실히 증명
지금보다는 2년 뒤 더 기대, 보상선수 대박 기대감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포수였던 정상호(34)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보상선수 지명에 있어 내부에서 여러 생각이 있었다. 논의 끝에 SK는 거포 유망주로 불렸던 최승준(28)을 선택했다.

펜스까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 SK의 올 시즌 구상이었다. 그간 구장 사정에 어울리지 않게 투수력에 의존하는 팀 컬러였던 SK가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한 것이다. SK는 그런 격변의 흐름을 가속화시킬 선수로 최승준을 점찍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최승준은 그라운드에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최승준은 16일까지 올 시즌 41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 8홈런,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물론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성적이라는 점은 고려해야겠지만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출루율은 4할, 장타율은 0.583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983이다. 보수적으로 잡아 이 성적에서 조금 깎인 기록을 최종 성적으로 예상한다 하더라도 최승준의 보상선수 지명은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시범경기 삼진왕의 불명예를 뒤로 하고 다시 일어난 성과라 더 값지다. 최승준은 시범경기부터 시즌 초반까지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스프링캠프 당시 정경배 타격코치와 함께 방망이가 나오는 궤적을 좀 더 짧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데 성적이 나지 않자 조급함에 예전의 스윙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것이 당시를 돌아보는 최승준의 말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2군에서 성적보다는 자기 스윙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독한 마음으로 1군에 올라왓다. 최승준은 1군에 올라올 당시 "타격감은 좋다"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며 다시 1군에 올라온 뒤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유도 생겼고, 이제는 초구라도 당당히 휘두룰 수 있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최승준을 상대하는 투수들이 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한 방에 있어서는 이미 어느 정도 구단의 기대치를 채운 최승준이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정확도와 선구안까지 좋아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최승준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으며 5경기에서 사사구 4개를 골라냈다. 상대의 유인구 승부에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고 변화구 승부에 대한 참을성도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실투는 놓치지 않는다. 엄청난 힘이 있기에 정확도만 높아져도 더 많은 장타가 나올 수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SK가 최승준을 지명할 당시 첫 시즌부터 지금과 같은 성적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나이에 비해 아직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올해는 1군 무대에 적응하고 2년 뒤쯤에는 SK의 확고부동한 중심타자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두 자릿수 홈런만 쳐도 보상선수 몫은 다한 셈”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최승준은 벌써 8개의 홈런을 쳤고 덩달아 미래는 더 밝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1루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베테랑 박정권이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이다. 기회가 꾸준히 주어지고 있다. 박정권의 복귀 전까지는 ‘기회의 압박’에 쫓기며 야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최승준에게는 긍정적인 대목이다. 확실하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알을 깨는 과정을 충실히 밟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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