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몬처럼 변칙투구 장착, 더 무서워진 주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17 13: 06

주권, 변칙 투구 폼으로 타이밍 빼앗아  
정명원 코치 권유로 마리몬 따라 하기
kt 토종 에이스 주권(22)이 변칙 투구와 함께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주권은 지난 16일 수원 한화전에서 6⅓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3회까지 4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7회 1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지며 3승을 따냈다. 
이날 주권의 가장 큰 특징은 변칙적인 투구폼 변화였다. 주권은 '우상' 박찬호처럼 와인드업 자세에서 왼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는 키킹 동작으로 힘을 모아 던진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주권은 왼 다리를 거의 들지 않고 키킹 동작을 최소화하며 곧바로 상체 힘으로만 던졌다. 
원래의 투구 폼을 대부분 활용하되 기습적인 변칙 투구로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날 주권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2km로 빠르지 않았다. 직구(37개)보다 체인지업(27개) 슬라이더(16개) 커브(9개) 투심(5개) 변화무쌍한 공을 더 많이 던지며 타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주권의 변칙 투구는 같은 팀 외국인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마리몬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변칙 투구를 종종 써왔고, KBO리그에서도 어느 정도 재미를 보고 있다. 이에 주권도 마리몬처럼 변칙 투구를 시작했고 기대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주권은 "마리몬이 변칙 투구를 하는데 정명원 투수코치님께서 '너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해봐라'고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변칙 투구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경기에 나가서 해보니 잘 맞더라.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는 것도 없다. 타이밍 빼앗는 투구에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주권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포수 김종민도 "권이가 마리몬을 보고 따라했는데 이제는 변칙 폼을 자기 것으로 만든 것 같다. 경기 상황이나 볼 배합에 따라 내가 변칙 폼을 요구할 때도 있고, 권이가 하고 싶을 때 하기도 한다. 밸런스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실제로 주권은 이날 한화전에서 몸에 맞는 볼이 하나 있었을 뿐 볼넷이 없었다. 최근 4경기 28⅓이닝 동안 볼넷이 4개로 9이닝당 평균 127개에 불과하다. 안정된 제구와 공격적인 투구에 변칙 폼을 활용해 타이밍까지 빼앗으며 점점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주권은 "아직 선발투수로 자리 잡은 건 아니다. 팀이 이길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 몇 승을 목표로 하는 건 너무 건방져 보일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제 주권이 선발로 나오는 날마다 그를 향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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