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이승엽, 그토록 기다렸던 한 방 터트리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6.17 21: 52

"원정 경기에서는 (홈런을) 많이 쳤는데 이곳에서는 하나 뿐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기자에게 푸념을 늘어 놓았다. 올 시즌부터 삼성의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는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 하지만 이승엽은 4월 2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3회 우월 솔로 아치를 때린 뒤 손맛을 만끽하지 못했다.
이승엽의 올 시즌 홈과 원정 경기 성적 차이 또한 크다. 홈경기에서는 타율 2할5푼8리(120타수 31안타) 2홈런 22타점으로 부진한 반면 원정 경기에서는 타율 3할3리(122타수 37안타) 9홈런 29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했다. "이 좋은 야구장에서 홈런 하나 뿐이라니 정말 아쉽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이승엽은 홈경기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을 시작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특타 훈련을 소화하는 등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다. 노력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기운이 빠질 수도 있으나 이승엽은 흔들리지 않았다. 늘 그렇듯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히 지켰다.
17일 대구 두산전. 이승엽은 그토록 바라던 한 방을 터뜨렸다. 영양가 또한 만점이었다. 이승엽은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없이 볼넷 2개를 얻는데 그쳤다. 1-1로 맞선 삼성의 7회말 공격. 2사 3루서 박해민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 2-1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
이승엽은 두산 두 번째 투수 진야곱에게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115m 짜리 투런 아치를 그렸다. 무엇보다 밀어쳐서 담장 밖으로 넘겼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삼성은 두산을 5-2로 꺾고 14일 대구 SK전 이후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이승엽은 76일 만에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손맛을 봤다. 더욱이 팀 승리를 이끄는 한 방이었기에 그 기쁨은 배가 됐을 터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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