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리, 1군 복귀전에서 조기강판
처음부터 임시방편 영입, 교체 불가피
36일을 기다려온 1군 복귀전, 안타까움과 한숨만 가득 남겼다. 한화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31)에게는 이날 경기가 복귀전이자 고별전이 될 듯하다.

마에스트리는 지난 17일 청주 넥센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이닝을 못 버텼다. 2피안타 4볼넷 2실점. 1회 시작부터 서건창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내준 마에스트리는 고종욱에게 빗맞은 안타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수비 도움을 받아 투아웃을 잡았지만 윤석민에게 안타를 맞은 뒤 대니 돈-김민성-이택근에게 3연속 볼넷을 주며 밀어내기 실점까지 이어졌다.
결국 2사 만루에서 장민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총 투구수는 34개로 스트라이크(15개)보다 볼(19개)이 더 많았다. 최고 구속은 147km로 직구(18개) 투심(5개) 슬라이더(7개) 커브(4개)를 구사했지만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볼이 너무 확연하게 구분돼 상대 타자들이 굳이 배트를 낼 필요가 없었다.
올 시즌 마에스트리의 1군 성적은 9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9.42. 지난달 12일 대전 NC전 구원등판 이후 2군으로 내려가 한 달 넘게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1군 복귀 후에도 달라진 게 없었다. 28⅔이닝 동안 무려 34개의 볼넷으로 9이닝당 평균 10.7개에 달하는 제구로는 그 어떤 공을 던져도 통할 리 없다.

마에스트리는 시범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한화와 계약했다. 당시 한화는 개막 2주를 남겨놓은 시점까지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공석이었고, 김성근 감독이 일본 쪽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마에스트리를 임시방편으로 영입했다. 연봉(2000만엔)보다 많은 옵션(3000만엔)에서 나타나듯 언제든 교체 카드를 꺼내도록 안전장치를 걸어뒀다.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4월 한 달간 마에스트리는 2번의 퀄리티 스타트와 선발승을 거두며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각도 큰 커브가 긁히는 날에는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팀 사정상 선발등판한 첫 6경기 중 4경기가 4일 휴식으로 일정이 타이트했다. 이 과정에서 구속 저하 현상을 보였고, 피해가는 투구로 자멸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땜질용 영입 성격이 강했고, 이제는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 한 야구인은 "마에스트리는 커브 외에 별다른 장점이 없는 투수다.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 더 이상 볼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공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활용을 못한다. 심리적으로도 불안해하고 쫓긴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에스트리는 복귀전 조기 강판 뒤 덕아웃 문짝에서 애처로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안타깝게도 1군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게 확인됐다. 남은 건 교체 카드뿐. 이미 한화는 지난달 중순부터 외국인 담당 직원이 현지에서 새로운 투수를 물색하고 있다. 로저스마저 팔꿈치 염증 탓에 아직 캐치볼밖에 못하는 한화로선 마에스트리를 대체할 강력한 외인 투수가 필요하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