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해진 순위표, 타격왕 경쟁 본격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8 13: 00

김문호 천하에서 다자구도 개편
테임즈 2연패? 저지할 선수들 관심
한동안 1위와 2위권의 격차가 컸던 타격왕 순위표가 촘촘해졌다. 김문호(롯데)의 타율이 조금씩 내려오는 사이, 그 자리를 지키던 선수들이 이제는 추월을 노릴 기세다. 여전한 타고투저 속에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올 시즌 타격 순위표는 김문호의 독주였다. 6월 10일까지 타율 4할 이상을 기록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4할 타자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김문호의 타격 페이스가 최근 떨어지며 자연스러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김문호는 6월 11일부터 17일까지 6경기에서 안타 5개를 만들어내는 데 그치며(?) 타율이 수직하락했다.
이에 최근 부상으로 1군에서 빠져 있는 구자욱(삼성)이 가만히 앉아 공동 1위가 됐다. 김문호와 구자욱은 나란히 3할7푼5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타격왕인 에릭 테임즈(NC)가 3할6푼9리의 타율을 기록해 지근거리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4위 루이스 히메네스(LG·0.368), 5위 최형우(삼성·0.366)까지 5명이 3할6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 5명의 선수들은 하루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태다.
이로써 김문호의 독주로 진행되던 타격왕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타격왕을 수상한 테임즈의 2연패냐, 아니면 다른 선수들이 첫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하느냐가 첫 관심사다. 지난해 타율 3할8푼1리로 타격왕좌에 올랐던 테임즈는 집중 견제가 이뤄지는 올해에도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타격왕 2연패는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가 2010년과 2011년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히메네스는 2004년 브룸바(당시 현대), 2015년 테임즈에 이어 세 번째 외인 타격왕에 도전할 페이스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타격이 좋다는 점은 장점이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를 앞두고 있는 최형우(삼성)는 생애 첫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최형우는 2011년 3할4푼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으나 절정의 감을 뽐내고 있었던 이대호(0.357)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당시의 아쉬움을 털어버릴 기회다.
교타자 스타일인 김문호와 구자욱은 여전히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뽑힌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4할 타율을 두 달 이상 유지한 것에서 보듯 김문호의 타격감은 물이 올랐다. 생애 첫 200안타 도전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구자욱은 1998년 양준혁 이후 첫 삼성 출신 타격왕을 노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두 선수라 페이스를 꾸준히 끌고 가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시즌은 절반도 지나지 않았고, 순위표의 얼굴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지금은 순위가 조금 처져 있지만 언제든지 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들도 즐비하다. 어쨌든 타격왕 경쟁이 다자구도로 개편됐다는 것 정도는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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