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이재원, 해결사 면모 되찾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8 13: 19

5월까지 타격 부진, 득점권 0.111 침묵
살아나는 타격-득점권, 해결사 면모 찾나
이재원(28·SK)의 별명은 ‘미스터 클러치’다. 득점권 및 기회 상황에서 타점 생산 능력이 빼어나다는 것에서 착안돼 만들어진 별명이다. 이재원 또한 이 별명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 이재원은 지난해 이 멋진 별명이 전혀 아깝지 않은 선수임을 증명했다. 140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2리를 기록했고 무려 100타점을 올렸다. 100타점은 포수로는 역대 두 번째 업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이재원은 득점권 상황에서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못했다. 전반적인 타격 부진이 이어졌고 득점권이나 기회에서는 돌아가는 방망이가 더 무뎠다.
실제 이재원의 4월 한 달간 득점권 타율은 1할3푼에 머물렀다. 타점은 5개에 불과했다. 5월은 더 심각했다. 득점권 타율이 7푼7리까지 추락했다. 5월까지의 득점권 타율은 1할1푼1리로, 팀 중심타자라면 고개를 들지 못할 성적이었다.
전반적으로 타격이 잘 되지 않았다. 이재원은 정상호(LG)의 이적으로 올해부터는 명실상부한 팀의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일주일에 아무리 못해도 5경기는 포수 마스크를 썼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수준의 체력 소모였다. 이런 체력 소모가 방망이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전반적으로 무뎠다.
득점권 타율뿐만 아니라 5월까지는 전체적인 타율도 2할5푼5리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3할이던 이재원임을 고려하면 낮은 수치였다. 4월에는 빗맞은 것도 안타가 되는 행운이 있었지만 5월부터는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수비수의 글러브로 쏙쏙 빨려 들어가자 심리적으로도 쫓기기 시작했다. 이재원 특유의 스프레이 타격은 사라졌다. 잡아 당기는 타구가 많아졌고 상대 시프트는 더 집요해졌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과 손목 부상까지 겹쳤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 앉아 있을 선수는 아니었다. 점차 타격은 회복세다. 이재원은 6월 한 달 동안 15경기에서 타율 3할4푼8리를 기록했다. 4월 타율(.318)보다 좋다. 여기에 득점권 상황에서도 서서히 타점이 나오고 있다. 이재원의 6월 득점권 타율은 3할5푼7리다. 보통 득점권 타율은 궁극적으로 타율과 수렴함을 생각하면 이제야 정상 궤도에 오른 셈이다. 5월까지 11타점에 그쳤던 이재원은 아직 6월 일정이 한참 남아 있는 상황에서 12타점을 올렸다.
최근 SK 벤치는 이재원의 체력적인 소모를 덜어주기 위해 백업 포수인 김민식의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흐름이 읽힌다. 실제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서도 김민식이 두 차례 선발 마스크를 썼다. 이재원으로서는 기회다. 최근 5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쳤고, 최근 3경기에서는 멀티히트 게임을 이어가는 것도 이런 체력적 여유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재원은 현재 8번 타순에 있다. 최정이 바로 앞 타순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 기분적으로는 중심타선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감이 회복되면 전진배치될 가능성도 있고, 동료들의 최근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공포의 하위타순을 이끄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재원의 타격과 득점권 상황에서 감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SK로서는 무조건 긍정적이다. ‘미스터 클러치’의 위용이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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