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이 무너졌다. 한화가 8회에만 7실점하는 악몽 속에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탈꼴찌 기회도 눈앞에서 날아갔다.
18일 청주 넥센-한화전. 2-4로 뒤지던 한화가 7회말 한 번에 승부를 뒤집으며 분위기를 탔다. 정근우의 좌월 2루타와 이용규의 우전 적시타에 이어 송광민이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5-4로 리드를 잡은 한화는 8회초 1점 리드 지키기에 나섰다.
2⅔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송창식이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넥센은 장영석을 빼고 대타 채태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한화 김성근 감독은 전날 1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15개 공을 던진 마무리 정우람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정우람은 채태인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시작했다. 박정음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대타 이택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5-5 동점이 되고 말았다. 정우람의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 채태인과 이택근에게 모두 직구를 공략당하며 흔들렸다.
계속된 1사 1루. 직구를 얻어맞은 정우람은 서건창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제대로 걸려들었다. 서건창의 제대로 받아친 타구는 중견수 키를 훌쩍 넘어갔고, 1루 주자 이택근 역시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5-6 역전이 되자 정우람의 멘탈도 무너졌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넥센 유재신이 스퀴즈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유재신은 2구째에도 번트 모션을 취했고, 이에 당황한 정우람의 공이 살짝 높게 향했다. 포수 조인성이 공을 잡지 못한 채 뒤로 빠뜨렸고, 3루 주자 서건창까지 홈으로 들어왔다.
5-7로 스코어가 더 벌어졌다. 정우람은 폭투 직후 이동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12개에 불과했지만 승부의 흐름을 뒤바꿔놓은 공들이었다. 정우람이 내려갔지만 이동걸-심수창-이재우가 추가 4실점하며 승부가 넥센으로 넘어갔다.
한화는 8회에만 무려 7실점하며 불펜이 붕괴됐다. 6-11 역전패. 정우람은 ⅓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이자 2패(4승)째를 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81에서 3.43으로 치솟았다. 이날 9위 KIA가 잠실 LG전에서 패하며 한화가 승리할 경우 지난 4월7일 이후 72일 만에 탈꼴찌가 가능했지만 또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