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블론' 과연 정우람만의 문제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19 05: 28

정우람,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 5개  
마무리투수 최다이닝, 과부하 우려
벌써 5번의 블론세이브. 최고 몸값의 한화 구원투수 정우람(31)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한화는 18일 청주 넥센전에서 6-11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정우람이 5-4 한 점의 리드 상황에서 구원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3개, 폭투 1개로 3실점하며 무너졌다. 시즌 2패(4승)째로 블론세이브는 벌써 리그 최다 5개에 달한다. 8개의 세이브를 수확하는 동안 블론 5개로 세이브 성공률은 61.5%에 불과하다. 
정우람은 지난해 SK에서 16세이브·11홀드를 거두며 블론세이브 5개를 기록했다. 시즌 전체 69경기에서 기록한 것인데 올해는 불과 29경기 만에 5개의 블론을 범했다. 지난겨울 총액 84억원으로 역대 FA 구원투수 최고액에 영입한 정우람이기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정우람의 블론세이브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 시즌 첫 15경기에서는 4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블론이 하나밖에 없었다. 지난 4월19일 사직 롯데전에서 첫 블론을 저질렀지만, 유격수 강경학의 수비 실책 탓이 컸다. 첫 15경기에서 정우람이 날린 지키지 못한 경기는 없었다. 
이 기간의 정우람은 평균자책점 1.61, WHIP 0.76, 피안타율 1할6푼2리, 9이닝당 탈삼진 10.1개를 찍었다. 그러나 지난달 17일 포항 삼성전을 시작으로 최근 14경기에서 4개의 블론세이브를 몰아서 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5.49, WHIP 1.37, 피안타율 2할7푼1리로 크게 상승했다. 9이닝당 탈삼진은 9.2개로 소폭 하락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힘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하다. 정우람은 연투가 5번으로 한화 불펜 필승조 중에서 그나마 관리를 받지만 전체 이닝을 보면 그렇지 않다. 29경기 42이닝. 5세이브 이상 거둔 투수 12명 중에서 순수 구원이닝으로 40이닝을 넘은 투수는 정우람이 유일하다. 그 다음이 NC 임창민의 31이닝으로 정우람과 11이닝 차이 난다. 최소이닝의 롯데 손승락의 22⅓이닝과 비교하면 19⅔이닝이 더 많다. 
현대야구에서는 대부분 마무리가 1이닝 전문으로 제한돼 있지만 정우람은 2이닝은 기본, 때로는 3이닝까지 던지는 롱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다. 2이닝+ 9경기 3이닝+ 2경기로 무려 11경기에서 2이닝 이상 소화했다. 선발이 약한 한화 팀 사정상 정우람이 조기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 같이 쌓였다. 정우람은 올해 2연투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무려 16.62에 달한다. 
18일 넥센전을 돌아보면 정우람은 채태인과 이택근에게 직구를 승부하다 안타를 맞았다. 낮은 직구와 바깥쪽 직구로 제구는 괜찮았지만 타자들의 배트에 걸렸다. 서건창에게는 초구부터 주무기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가운데 실투가 돼 중견수 키 넘어가는 2루타로 연결됐다. 직구가 안 되니 체인지업도 노림수에 걸린다. 볼끝이 좋기로 알려진 정우람이지만, 알게 모르게 쌓인 피로는 공을 무디게 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정우람은 산술적으로 약 96이닝을 소화하게 된다. 지난 2010년 SK에서 커리어 최다 102이닝을 던졌는데 그에 못지않게 많이 던진다. 그때 당시 SK를 이끈 사령탑도 김성근 감독이었다. 6년 전 정우람은 만 25세 젊은 투수였지만 지금은 31세 중견급 투수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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