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강속구+득점권’ 고민 날린 홈런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6.19 06: 20

박병호(30·미네소타)가 침묵에서 벗어나는 시원한 한 방을 날렸다. 지금껏 가지고 있었던 두 가지 고민을 한꺼번에 날리는 값진 홈런포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6번 지명타자로 출전, 두 번째 타석이었던 4회 1-0 2사 3루 상황에서 양키스 선발 마이클 피네다의 96마일(154㎞)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월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12호 홈런.
지난 6월 9일 마이애미전 이후 열흘 만에 홈런이 나왔다. 상황적으로 귀한 홈런이었다. 1-0으로 앞선 1사 3루에서 케플러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도망가는 흐름이 끊기는 듯 했던 미네소타였다. 그러나 박병호가 피네다의 바깥쪽 높은 빠른 공을 제대로 친 타구는 107마일(172.2㎞)의 속도로 401피트(122.2m)를 날아가 우중간 담장 꼭대기를 맞혔다.

첫 타석부터 가운데 담장까지 날아가는 큰 타구를 만들어 기대를 모았던 박병호는 최근 타격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그간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라 더 주목할 만했다. 강속구를 받아쳤고, 득점권에서 첫 홈런을 때렸다.
박병호가 강속구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통계적으로 잘 드러난 터였다. 올 시즌 MLB 스탯캐스트에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박병호는 95마일(153㎞) 이상 타율이 ‘0’이었다. 17번의 타수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93마일(150㎞) 이상 타율은 9푼8리(51타수 5안타), 94마일(151㎞) 이상 타율은 8푼3리(36타수 3안타)였다. 공이 빨라질수록 박병호의 성공 가능성은 확연히 낮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피네다의 96마일 빠른 공을 받아치며 드디어 95마일의 벽을 깼다. 95마일 이상을 쳐 만들어 낸 첫 안타가 홈런으로 연결된 것이다. 최근 타격폼 수정 등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박병호는 바깥쪽 높은 공이 들어오자 마치 노렸다는 듯 자신만의 간결한 스윙으로 큰 타구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클 법한 홈런이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 첫 홈런을 만들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1개의 홈런 중 솔로홈런이 10개, 2점 홈런이 딱 하나였다. 그리고 그 2점 홈런은 주자 1루 상황에 나왔다. 박병호는 득점권에서 타율 1할4리, 출루율 2할6푼7리, 장타율 0.433에 그쳤고 타점은 7점에 불과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박병호의 이러한 저조한 득점권 타율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득점권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만들며 역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 시즌 홈에서 나온 8번째 홈런, 초구에 나온 3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한편 박병호는 6회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보태 올 시즌 두 번째 3타점 이상 경기를 했다. 다만 팀이 6-7로 역전패 당해 활짝 웃을 수는 없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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