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틀 사이 부상과 부진으로 1군 전력 4명 이탈
돌파구는 선발진, 6월 ERA 3.25...장마철 감안해 4인 로테이션 가능
연패는 끊었지만 안심할 수 없다. 이틀 사이 부상과 부진을 이유로 센터라인 야수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투타 엇박자로 고전했던 LG 트윈스가 또 다른 변수와 마주했다.

LG는 지난 17일 유강남과 임훈을, 18일에는 오지환과 이준형을 엔트리서 제외했다. 유강남은 16일 잠실 NC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회복까지 10일 정도 필요하다. 임훈과 오지환은 부상과 타격감 회복을 위해 이천을 향했다. 선발투수 이준형은 무릎에 작은 통증을 느끼며 휴식차원에서 빠졌다.
유강남 외에는 다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맡았던 역할을 생각하면, 전력약화를 피할 수 없다. 먼저 유강남은 5월 25일 이후 타율 3할8푼8리 4홈런 17타점 OPS 1.123으로 괴력을 발휘했었다. 팀 내에서 히메네스 다음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며 하위타선의 4번 타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아무도 요구하지 않는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가 허무하게 팀을 떠났다.
임훈과 오지환은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좀처럼 타격페이스를 찾지 못했지만, 적어도 수비만 놓고 보면 대체불가다. 지난 18일 잠실 KIA전만 봐도 그렇다. 오지환을 대신해 선발 출장한 강승호가 한 순간에 에러 2개를 저지르며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임훈은 팀 내 외야수비에서 안익훈과 1, 2위를 다툰다. 그런데 안익훈도 퓨처스리그 경기 중 발목을 다쳐 콜업이 불가능하다.
이준형은 5선발투수로서 나름 자기 역할을 해왔다. 올 시즌 11번 선발 등판해서 47⅓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6.08. 드러나는 성적이 뛰어나지는 않다. 그러나 조기강판된 2경기를 제외하면 5회까지 마운드에 서면서 2, 3점 정도 허용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서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것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줄 수 있는 투구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선발진이 꾸준히 호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류제국 소사 코프랜드 우규민이 마운드를 지키며 경기 초중반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특히 류제국과 소사는 어느 팀 1선발 부럽지 않은 투구내용이다.
류제국은 지난 5월 13일 SK전부터 6경기를 치르며 41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 중이다. 변화무쌍한 패스트볼의 구속이 2013시즌 수준으로 올라왔고, 제구도 안정되며 쉽게 내야땅볼을 유도한다. 스프링캠프부터 신경 썼던 커브도 확실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3시즌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소사는 올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투구 밸런스가 이전보다 안정되면서 패스트볼 구위와 제구가 동반상승했다. 1회부터 150km 중반대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경기당 볼넷 1.30개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자리 중이다. 지난해 194⅓이닝을 소화한 것에 이어 올해는 벌써 89⅔이닝을 던졌다. 이대로라면 무난히 200이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경기에선 35⅓이닝으로 매 경기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졌고, 2승 1패 평균자책점 3.06을 올리고 있다.
코프랜드는 반전에 성공했다. 주무기 싱킹패스트볼이 꾸준히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제구도 잡혔다.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 2.83으로 류제국과 소사보다도 좋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있고, 지난 18일 잠실 KIA전에선 한국무대 진출 후 첫 7이닝 소화, 첫 무볼넷 투구를 했다. 서드피치인 슬라이더까지 예리하게 형성되면서 미운 오리가 아닌 백조로 날아올랐다.
5월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우규민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26일 대구 삼성전 완봉승 이후 5월에 치른 3경기서 무너졌지만, 6월 들어 예전의 모습과 가까워졌다. 복귀무대였던 지난 4일 kt전에선 5⅔이닝 4실점에 그쳤으나, 10일 대전 한화전서 8이닝 1실점, 17일 잠실 KIA전에선 7이닝 3실점으로 활약했다. 2경기 연속 무볼넷 경기를 했고, 특유의 지저분한 무브먼트도 살아났다.
이렇게 선발투수 4명의 동반활약으로 LG는 6월 선발진 평균자책점 3.25, 이 부문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준형이 등판한 2경기를 제외하면, 선발진 6월 평균자책점이 2.73으로 급격히 낮아진다. 다음 주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면서 4명의 선발투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주에도 지난 15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자 4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LG는 4월과 5월 각각 11승 11패, 11승 11패 1무로 승률 5할을 맞춰왔다. 그러나 6월 들어 투타 밸런스가 무너졌고, 불펜진도 흔들리며 6승 9패로 고전 중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선발진 호투를 바탕으로 무너진 밸런스를 다잡아 다시 승률 5할을 맞추는 것이다. LG는 6연승을 달렸던 5월 13일부터 20일까지도 선발진이 평균자책점 3.41으로 맹활약한 바 있다.
한편 LG는 다음 주 5선발이 등판해야하는 경기에선 2군에서 선발투수를 올린다. 이준형의 부상이 크지 않은 만큼, 10일 후에는 정상적으로 선발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