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가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절망에 빠뜨렸다. 디펜딩 챔프의 저력을 과시한 칠레가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행 막차를 탔다.
칠레는 1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서 열린 멕시코와 대회 8강전서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의 4골과 알렉시스 산체스의 1골 2도움, 에드손 푸치의 2골 활약에 힘입어 7-0 대승을 거뒀다. 칠레는 4강전서 콜롬비아와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경쟁한다.
칠레와 멕시코의 격돌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남미와 북중미를 넘어 세계 축구계의 강국으로 꼽히는 두 팀의 만남은 월드컵 8강 대진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전방에서부터 압박해 공을 점유하고, 상대를 요리하는 비슷한 축구 스타일의 충돌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쉽게 점칠 수 없는 승부였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 칠레는 5위였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8강에 올랐다. 우승후보 우루과이를 3-1로 물리쳤고, 자메이카를 2-0으로 제압했다. 8강에 오른 베네수엘라와는 1-1로 비겼다.
칠레는 뒤늦게 발동이 걸린 케이스였다. 우승후보 0순위인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했지만 볼리비아와 파나마를 각각 2-1, 4-2로 돌려세웠다. 경기를 치를수록 칠레 본연의 축구가 나온 점이 고무적이었다.
뚜껑을 열자 디펜딩 챔프 칠레의 저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경기 내내 멕시코를 압도했다. 전방 압박에 이은 볼 탈취, 빌드업과 결정력 등 전반에 걸쳐 흡잡을 데가 없었다. 메델과 하라가 이끄는 수비진도 안정감이 있었다.
칠레 축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방에서부터 많이 뛰는 축구는 멕시코를 당황케 했다. 멕시코가 공을 잡는 순간 칠레는 공격수부터 수비수까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지체없이 압박을 가했다.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 또한 훌륭했다. 물 흐르듯이 패스가 흘렀다. 전반 16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 디아스의 중거리 슈팅, 푸치의 리바운드 골로 이어지는 선제골은 완성된 칠레 축구의 단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전반 44분 추가골 장면 또한 군더더기가 없었다. 산체스가 측면에서 수비수를 달고 절묘한 크로스를 올리자 바르가스가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왼발로 밀어넣었다. 칠레의 집중력이 멕시코보다 좋았다.

칠레는 후반에도 마음껏 자신들의 축구를 즐겼다. 후반 4분 산체스의 추가골에 이어 7분, 13분, 29분 바르가스가 릴레이 골을 터뜨리며 멕시코를 완전히 주저앉혔다. 후반 42분엔 푸치가 팀의 7번째 골까지 넣었다.
자존심에 금이 간 멕시코 팬들은 그라운드로 물병을 투척하며 성난 팬심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칠레의 완승이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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