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보는 두산·NC 힘은 투수력
한화뿐만 아니라 대부분 팀들이 투수 부족
"두산과 NC가 잘 나가는 건 투수력이다".

2016시즌 KBO리그는 두산과 NC의 강력한 양강 체제가 가장 큰 특징이다. 1위 두산이 46승18패1무(.719), 2위 NC가 40승19패1무(.678)로 3위 이하 팀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3위 넥센(33승30패1무·.524)까지 5할대 승률을 유지할 뿐 4위 SK부터 10위 한화까지 6개팀들이 5할대 이하 승률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두산과 NC 상승세를 투수력에서 보고 있다. 김 감독은 "두산과 NC는 투수가 있어 이기는 것이다. 타자들도 잘 치지만 나오는 투수들마다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팀 평균자책점 순위를 보면 NC가 유일한 3점대(3.96)로 1위에 올라있고, 두산이 4.06으로 2위에 있다. 선발과 구원 모두 안정감을 갖췄다.
김성근 감독은 "두산은 선발투수를 확실하게 갖고 있다. NC도 147~148km까지 던지는 빠른 볼 투수들이 많다"며 "나머지 팀들은 투수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순위 결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투수가 없는 우리나라 야구를 한 번 제대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부러움과 고민을 나타냈다.
두산·NC와 달리 한화는 마운드가 무너지며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6점대(6.02)로 리그 최악이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7위(5.47)이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독보적인 10위(6.76)로 처져있다.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염증으로 5경기 만에 기약 없이 휴업 중이고, 알렉스 마에스트리는 끝없는 부진 탓에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재기 불능 판정을 받았다. 안영명·김민우·이태양도 부상으로 이탈한 뒤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19일 청주 넥센전에는 최고참 투수 박정진을 13년 만에 선발로 내세우는 고육책을 쓴다.
눈에 띄는 젊은 투수도 보이지 않는다. 만 27세 장민재가 선발로 들어가는 날에는 불펜에서 송창식이 막내로 물통을 옮기는 허드렛일을 한다. 2군에서 김용주·김재영·김범수가 선발 수업을 쌓고 있지만, 1군에만 오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1군에 있는 한화 투수 11명의 평균 연령은 33.5세. 20대는 투수는 장민재가 유일하다.
비단 한화만의 문제는 아니다. 두산·NC처럼 몇몇 팀을 제외하곤 대부분 팀들이 투수 부족을 호소한다. 김성근 감독은 "전체로 봐도 작년에 잘 던진 투수들이 부상이나 부진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투수 수명이 짧아지는데 공급이 안 된다"며 "요즘 폼을 크게 해서 던지는 투수가 얼마 없다. 당장 경기 속에 쓸 수 있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작게만 던진다. 그래서 큰 투수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시간이 있으면 좋은데 키울 시간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두산과 NC를 바라보는 김성근 감독의 부러움에 한화의 현실이 드러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