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야구를 추구한다. 이른바 관리 야구를 추구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잘 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 등극의 원동력이다.
류중일 감독이 전날 최형우를 9회 교체한 이유도 부상 방지 차원이었다. 삼성은 1-6으로 뒤진 9회초 수비 때 이지영, 박한이, 최형우 대신 이흥련, 최선호, 이영욱을 교체 투입했다. 5점차 상황에서 잔부상에 시달리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 기회를 주기 위한 선택.
삼성은 9회 무려 4점을 얻으며 5-6까지 추격했다. 아쉽게도 9회 2사 1루서 이영욱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지 못했다. 최형우의 공백이 더욱 아쉬울 터.

야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이영욱 대신 최형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류중일 감독은 "참 야구라는 게 그렇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다 아쉬워 했을 것 같은데 사실 최형우의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고 점수차가 난 상황이라 교체했다. 그동안 통증을 참고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상 위험이 있는 선수들은 점수차가 난 상황에서 교체해주는 편이다. 그런데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물론 최형우가 홈런을 쳤을지 아웃이 됐을지 모를 일이다. 그 상황에서 이영욱이 한 방 쳐주길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선발 라인업을 일부 개편했다. 최형우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배영섭(좌익수)-박해민(중견수)-박한이(우익수)로 외야진을 꾸리고 1루수 김정혁, 2루수 백상원, 3루수 김재현, 유격수 김상수로 내야진을 구성했다.
박해민이 주포지션에 배치되며 외야진이 한층 탄탄해졌다. "10개 구단 외야수 가운데 수비 만큼은 박해민이 가장 뛰어나다. 우리 팀 선수라 그런 게 아니라 발빠르고 타구 판단 능력이 확실히 뛰어나다"고 엄지를 세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