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롯데의 토종 에이스라고 불러도 될까.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1)이 4경기 연속 호투 행진을 펼치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박세웅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6승(4패)째를 달성했다.
이로써 박세웅은 최근의 호조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활약으로 브룩스 레일리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또한 올 시즌 SK전 3경기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기며 새로운 ‘SK 킬러’로 등극했다.

사실 박세웅은 그동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최근 3경기에서 21이닝 동안 3자책점만 허용하는 등 역투를 펼쳤지만 박세웅이 얻어낸 승수는 단 1승에 불과했다. 불펜이 난조를 보였고 타선은 지독하게 침묵했다. 불운에 시달렸다.
그러나 불운도 스스로 벗겨내는 능력을 갖춰야 진정한 에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박세웅은 직접 자신의 눙력과 가치를 보여줬다.
비록 이날 매 이닝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닝을 꿋꿋이 소화했다. 아울러 타선 역시 초반 6점을 뽑아내며 박세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박세웅은 1회부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1회 선두타자 고메즈를 빗맞은 안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김재현을 삼진 처리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고메즈도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렸고 1회도 무사히 넘겼다.
3회에는 선두타자 이재원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내 위기에 몰리는 듯 했지만 고메즈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5회에도 1사후 최정에 볼넷, 김성현에 우전 안타를 허용하는 등 2사 1,2루에 몰렸지만 고메즈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획득했다.
아쉬운 점은 6회를 채 마무리 짓지 못한 것. 6회초 1사 1루에서 정의윤에 141km 빠른공을 던지다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후 박세웅은 공을 홍성민에게 넘기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박세웅이 2점을 허용하며 4점 차로 쫓겼지만 6회말 다시 2점을 더 추가, 박세웅의 승리는 확실해졌다.
박세웅은 86개의 공 가운데 빠른공 35개, 슬라이더 34개, 포크볼 17개를 던지며 3개의 구종으로 SK 타선을 요리했다. 그동안 포크볼 위주의 투구 패턴을 보여줬다면 이날은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활용해 경기를 풀어갔다. 이전과는 다른 볼 배합으로도 충분히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까지 보여줬다.
박세웅의 ‘토종 에이스’ 다운 역할에 힘입어 롯데는 10-3으로 승리를 거두며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