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한정적 자원, 선택과 집중 잘해야"
객관적 전력 열세에도 3위 기대이상 선전
"우리는 (자원이) 한정적이다. 선택과 집중을 정말 잘해야 한다".

넥센은 지난 17일 청주 넥센전에서 6실점한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를 6회까지 끌고 갔다. 1점차로 뒤진 상황에 추격조 마정길과 오재영이 남은 2이닝을 1이닝씩 책임졌다. 전날 고척 롯데전에 등판한 필승조 이보근·김택형·김상수·김세현에게는 휴식을 줬다. 이날 넥센은 8회 추가 2실점하며 5-8로 졌다.
하지만 하루의 휴식을 취한 필승조 투수들이 18~19일 경기에 투입돼 연승을 했고,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이보근이 이틀간 1⅓이닝-1이닝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고, 김상수도 18일 1이닝 1실점에 이어 19일에는 1⅓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따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필승조들이 제 몫을 해줬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통한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경기에서도 필승조를 썼으면 승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고, 토·일요일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며 "우리는 (자원이) 한정적이라 선택과 집중을 정말 잘해야 한다. 경기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경기에선 나머지 자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넥센은 시즌 전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힌 팀이다. 투타 가리지 않고 빠진 전력이 많았고, 대체할 선수들은 경험이 모자라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김세현도 풀타임 마무리는 첫 경험이고, 이보근·김상수·김택형도 비중 있는 상황을 자주 겪지 않았다. 경기 내에서 중압감을 견디는 것도 어렵지만 풀타임 시즌 체력 관리 경험도 많지 않다.

염경엽 감독은 "144경기 전부 100% 전력으로 다할 수 없다. 경험 많은 투수들이 있는 팀은 (구원투수가) 한 번에 40개씩 던질 수 있겠지만 우리는 아니다. (필승조를) 처음 하는 투수가 많아 개수를 조절해줘야 한다"며 "경기 후반에 동점이 되어 그 뒤로 필승조 투수를 다 쓰면 우린 데미지가 크다. 필승조는 될 수 있으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되는 경기에 쓰려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넥센은 구원투수 연투가 총 36번으로 KIA(30번) 다음으로 적다. 필승조 투수 중에는 김상수가 유일하게 3연투를 한 번 했다. 김세현·이보근·김택형은 3연투가 없다. 2이닝 이상 투구도 김상수가 7번 있을 뿐, 이보근·김택형은 1번뿐이다. 마무리 김세현은 없다. 등판 간격뿐만 아니라 적절한 이닝 및 투수구 관리로 구원 평균자책점 2위(4.10)에 올라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만들어낸 성과라 더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는 절대 5연승 이상 할 수 없다. 5연승을 하면 바로 4연패를 할 수밖에 없는 전력 구성이다. 연승을 하면 필승조를 몰아 쓰기 때문에 후유증이 오게 돼 있다. 그래서 연승보다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연승보다 연패를 줄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밝혔다. 넥센이 3위로 순항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