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최고 유망주인 미겔 사노(23)가 부상 복귀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곧 재활 경기를 시작할 전망인 가운데 박병호(30·미네소타)에 줄 영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직 구단은 신중한 상황이지만 타선에 미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사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타깃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했다. 지난 6월 1일 오클랜드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부상을 당해 부상자 명단으로 내려간 뒤 첫 타격 훈련이었다. 사노는 연신 타구를 외야 담장 밖으로 날리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사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은 사노의 상태에 대해 전반적으로 신중한 어조다. 라이언 단장은 “지금은 러닝을 소화 중이다. 18일에도, 19일에도 모두 러닝 훈련을 했다. 우리는 오는 월요일(한국시간 21일) 사노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다시 체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요일 훈련 경과와 검진을 지켜본 뒤 상태에 따라 다음 일정을 짜겠다는 의미다.

라이언 단장은 “분명 우리는 그를 활용해야 한다. 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부진하다고 해서 그를 너무 빠르게 활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활 경기 시작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사노가 곧 실전 복귀를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사노는 올 시즌 50경기에서 타율은 2할3푼5리에 그쳤으나 11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미네소타 타선에 확실한 원군임을 분명하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복귀시 사노의 포지션이다. 지난해 주로 코너 내야(1·3루)를 봤던 사노는 올해 미네소타의 타선 구상에 따라 외야(우익수)로 나갔다. 그러나 거구의 사노는 수비력에서 확신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재발 가능성이 높은 햄스트링 부위를 다쳐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아야 할 상황이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사노의 외야 전향 계획 실패를 인정하고, 그를 3루수나 혹은 지명타자로 활용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드높다. 팀의 장기적인 재산인 사노의 능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사노의 외야 전향이 백지화된다면 3루수인 트레버 플루프, 그리고 지명타자인 박병호 둘 중 하나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1루에는 조 마우어가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언 단장도 현지에서 이런 의견이 드높은 것을 알고 있다. 라이언 단장은 지역 라디오 방송인 ESPN 1500의 질문에 “일단 그가 정상적인 몸 상태로 경기에 복귀하고 난 뒤 생각할 문제”라고 한발 물러섰다. 재활 경기에서 외야에 나갈 계획이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팀 전력 구상을 다시 할 수도 있는 문제인 만큼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결국 박병호는 사노가 돌아올 때까지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생겼다. 시즌 초반 놀라운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며 좋은 출발을 했던 박병호는 최근 30경기에서 타율 1할7푼4리에 그치며 슬럼프를 겪고 있다. 폴 몰리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박병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다행히 19일 96마일(154㎞)의 강속구를 받아쳐 홈런을 치는 등 감은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운명의 열흘이 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