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16일 팀의 새 외국인 투수가 될 스캇 맥그레거에 대한 소식이 처음으로 전해진 뒤 만족감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당시 "맥그레거는 최근 KBO 리그에서 성공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유형에 비슷한 투수다. 니퍼트, 린드블럼, 보우덴 같은 선수들에 가장 가까운 유형이라 마음에 든다. 코엘로는 이닝을 끌어주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말한 최근 KBO 리그에서 성공하는 투수는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다양한 변화구를 갖고 있고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한때 150km를 뛰어넘는 광속구 투수에 대한 열풍이 불었지만 최근에는 150km보다 중요한 것이 제구력.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KBO 리그의 높아진 타격 기술을 이겨내기 힘들다.

넥센이 20일 계약한 맥그레거는 마이너리그 통산 169경기에 출전, 46승 47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맥그레거는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동안 9이닝 당 평균 5.5개의 탈삼진, 2.4개의 볼넷을 기록하며 제구력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넥센이 로버트 코엘로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그를 웨이버 공시한 것은 12경기 62이닝 동안 46개의 삼진을 잡는 사이 42개의 볼넷을 내주며 제구력에서 많은 문제를 노출했기 때문이었다. 토종 선발진이 모두 어린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이라도 긴 이닝을 끌어 불펜을 아껴줘야 하는데 코엘로의 평균 이닝은 5이닝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맥그레거에 대한 가장 큰 기대는 이닝 소화력이다. 넥센에 따르면 올 시즌 미국 독립리그인 인터내셔널리그 애틀랜타 서머셋 패트리어츠에서 뛴 맥그레거는 9경기에 평균 6⅔이닝을 소화했다. KBO 리그에 오자마자 그만큼의 경기력을 바로 보여주기는 힘들겠지만 성공 의지가 강한 만큼 기대도 높다.
맥그레거는 넥센의 외국인 영입 후보 리스트에 3년이나 있었다. 그렇기에 독립리그까지 찾아가 그를 데려올 수 있었다. 염 감독은 "맥그레거는 계약 타이밍이 좋지 않았을 뿐 실력이 모자라 프로 리그에 가지 못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독립리그 출신의 외국인 투수를 데려온 넥센의 교체 카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