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길게 본 니퍼트, 6이닝에서 멈춘 퍼펙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6.21 21: 31

 더스틴 니퍼트(35, 두산 베어스)가 완벽한 피칭으로 다시 10승 투수가 됐다. 이 부문 단독 선두다. 대기록 대신 꾸준한 활약을 보이기 위한 선택도 주목을 받았다.
니퍼트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7탈삼진 퍼펙트 호투했다. 그가 마운드에 머무르는 사이 타선이 11점을 뽑았고, 선두 두산은 12-1로 승리하며 3연승에 성공해 48승 1무 18패가 됐다.
설명이 필요 없는 6이닝이었다. 니퍼트는 상대 타선이 두 바퀴 도는 동안 kt의 9명을 압도했다. 탈삼진이 7개였는데, 대부분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을 타자들이 방망이에 대지 못해 생긴 헛스윙 삼진이었다. 그만큼 ‘언터처블’이었다.

6이닝 동안 투구 수도 77개로 양호했다. 조금 무리를 했다면 퍼펙트를 노려볼 수도 있는 페이스였다. 어느 때보다 구위가 뛰어났다는 것은 최고 구속 155km에도 나타나지만, 그보다 포심 비율에서 더 잘 드러난다. 77개 중 무려 54개가 포심이었다. 그만큼 빠른 볼만 던져도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고 던지는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kt 타선의 무기력도 한 몫을 했다. 3회말 2실점한 뒤부터 kt는 공수에서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마운드는 4회말을 기점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타자들은 단 한 번도 니퍼트의 공을 이겨내지 못했다. kt로서는 악몽 같은 6이닝이었다.
놀라웠던 것은 7회초. 마운드에는 니퍼트가 아닌 좌완 이현호가 올라왔다. 77개밖에 던지지 않았으므로 호투하면 115개 정도로 퍼펙트에 도전해볼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매년 몸 상태로 인해 쉬는 기간이 있고, 올해도 담 증세로 로테이션을 거른 전력이 있어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투수라면 욕심이 날 법한 퍼펙트에 아웃카운트 9개만을 남겨두고 있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경기 전부터 감기기운이 있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이닝을 거듭할수록 기운이 빠져 6이닝을 마치고 스스로 피칭을 그만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눈앞의 기록보다 시즌 전체를 본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 유네스키 마야는 2015년 4월 9일 잠실 넥센전에서 노히트노런을 해냈지만, 이때 던진 139구가 독이 되어 이후 부진을 거듭한 끝에 퇴출됐다. 곁에서 이를 지켜본 니퍼트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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