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팀 ERA 6.17’ 롯데, 구멍 뚫린 방패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6.22 06: 52

레일리-박세웅에만 의존하고 있는 선발진
윤길현-손승락 부상 이후 불펜 보직 붕괴 조짐
롯데 자이언츠를 수호해 줘야 할 방패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롯데는 22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6-9로 패했다.
롯데는 선발 박진형이 초반 난조를 보이면서 1⅓이닝만에 5실점을 하고 강판 당했고 뒤를 이어서 올라온 박시영(⅔이닝 2실점), 이성민(2⅓이닝 1실점), 김성배(1⅔이닝 2실점) 등 경기 초중반 불펜 투수들도 연달아 실점을 헌납하면서 결국 9실점을 하고 경기를 내줬다.
이날 롯데가 9점을 내주면서 6월에만 17경기 중 5번째 9실점 이상 경기를 치러야 했다. 5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 중 두 자릿수 실점 경기는 3번이다. 지난 5월에도 24경기를 치르면서 7번의 9실점 이상 경기를 치렀고 이 중 두 자릿수 실점은 6번이었다. 아직 6월의 경기 수가 남았고 현재 롯데의 투수진 상황을 감안하면 대량 실점 경기는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른다.
평균자책점은 4월을 제외하곤 모두 6점대에 머물고 있다. 4월 4.54를 기록하며 4점 대 평균자책점에 턱걸이했지만 5월 6.52, 6월 6.17을 기록 중이다. 높아지는 평균자책점만큼 투수진이 들고 있는 방패도 부실해지고 있다.
선발진은 브룩스 레일리와 박세웅이 사실상 쌍끌이로 이끌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은 6월 평균자책점이 11.93에 이르고 대체 선발로 나서 로테이션을 꿰찬 박진형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9.00에 이른다. 이명우도 대체 선발 대열에 합류했지만 다시 불펜으로 돌아섰다. 송승준의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고, 5선발 자리에 등판할 노경은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물음표가 떠나지를 않고 있다. 6월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74다.
불펜진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6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6.87이다. 윤길현과 손승락이 약속이나 한 듯 차례대로 자리를 비우면서 남아 있는 선수들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정민이 8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안정을 찾은 듯 보이지만 승계주자 실점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구원 투수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중이다. 아울러 6월 팀이 치른 17경기 중 절반이 넘는 10경기에 나선 홍성민의 평균자책점은 7.36이다.
이 외에도 이성민(5경기 8.31), 김성배(3경기 7.36), 강영식(7경기 12.27) 모두 부진하다. 그나마 롱릴리프이자 패전조로 나서며 좋은 구위를 보여줬던 박시영도 지난 21일 KIA전 급박한 상황에 등판했지만 결국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특히 롱릴리프이자 패전조였던 박시영을 제외하고는 불펜 투수들의 보직 자체가 모호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윤길현이 임시 마무리를 맡고 있는 가운데, 남은 투수들로 집단 필승조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조원우 감독의 의중이지만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할 이정민과 홍성민은 패하는 경기에도 줄곧 등판하고 있다.
21일 광주 KIA전, 롯데 벤치는 5-7로 추격 사정권에 둔 5회 1사 1루에서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5회와 6회 모두 실점을 내주며 5-9가 됐다. 결국 중반 이후엔 벌어진 점수 이상으로 흐름에서 차이가 났다. 김성배 이후 이정민과 홍성민이 올라왔지만 흐름을 돌리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롯데는 마무리는 물론 필승조, 추격조, 롱릴리프의 보직 개념이 전혀 잡히지 않은 가운데 투수진을 운영하면서 불펜에서 대참사를 맛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윤길현과 손승락이라는 정상급 불펜 자원을 FA 시장에서 사들였지만 이들이 팀을 이탈하자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보인다. 롯데가 6월에도 반등을 하기 위해선 하루 빨리 구멍이 뚫려버린 방패를 수습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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