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성영훈은 여유 두고 천천히 준비
김강률-오현택은 전반기 이후 합류 가능
선두로 순위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마운드 충전을 앞두고 있다. 차례로 돌아와 제 몫을 해주면 불펜에 큰 힘이 될 투수들이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없는 투수 중 지난해 마운드에서 비중이 컸던 선수를 찾자면 함덕주가 가장 눈에 띈다. 1군에서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하고 퓨처스리그로 내려간 뒤 페이스를 찾지 못한 그는 2개월 넘게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전반기 복귀는 어려워진 가운데 두산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그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퓨처스리그에 있는 1군급 투수들에 대해 “다들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덕주는 아직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많이 던진 뒤에 본인이 아직 잘 몰라서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것 같다”는 것이 김 감독의 진단이다.
김 감독은 “1군에 올라와서 어느 정도 잘한 선수들은 다음 시즌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12월이 휴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미리 몸을 만들어놓고 스프링캠프에서는 단체 훈련에 들어가야 되는데, 스프링캠프에서 운동을 시작하면 곤란하다”라고 말을 이으며 젊은 선수들이 더 철저히 시즌을 준비해줄 것을 주문했다.
성영훈은 아직 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부상이 재발하지 않은 가운데 퓨처스리그 3경기에 등판했지만, 부상 이력이 많았던 선수이므로 구단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좀 더 경기 운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의견이다.
김 감독은 “여유 있게 생각해서 (복귀 시기를) 가을까지 보고 있다. 워낙 많이 쉬어서 팔이 괜찮더라도 다른 곳에 근육통 같은 것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는 9월보다 이른 때에 1군에서 볼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부상 이전에 파워피처였다는 점도 고려할 사항이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픈 것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픈 것은 다르다. 강속구 투수는 구속이 안 나오면 (타자와) 붙지를 못한다. 제구가 있는 투수는 공이 안 좋아도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데,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그렇지 않다”며 단순히 아프지 않은 것을 넘어 구속이 어느 정도 회복될 시간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한편 이들보다 빨리 올 수 있는 선수로는 김강률, 오현택이 있다. 김 감독은 “김강률도 괜찮아지고 있는데 더 지켜봐야 한다. 오현택은 전반기엔 어렵다”고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보를 전했지만, 전반기는 단 20경기만 남았다. 1군 불펜에 있는 투수들이 힘들어할 때면 김강률, 오현택을 비롯한 여러 투수들이 올라와 메울 수 있다. 팀이 비교적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고 있어 이들도 조바심 없이 차분히 몸을 만들기 좋은 환경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