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 권혁, 최근 한 달 ERA 0.89 '규정이닝 1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6.22 06: 56

권혁, 5월22일부터 한 달간 ERA 전체 1위  
구원투수임에도 규정이닝, 압도적인 투구
최근 한 달 사이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는 누구일까. 규정이닝 투수로 한정하면 이 기간 최고 투수는 한화 불펜투수 권혁(33)이다. 

권혁은 지난달 22일부터 최근 한 달간 팀의 25경기 중 16경기를 등판했다. 한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0⅓이닝을 던지며 이 기간 규정이닝을 채웠다. 현대 야구에서 구원투수가 이 정도로 던진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권혁의 성적은 더 큰 놀라움을 준다. 
이 기간 30⅓이닝을 던진 권혁은 3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 0.89. 두산 장원준(1.85) kt 주권(1.85) 넥센 신재영(2.56) LG 스캇 코프랜드(2.83) 두산 유희관(2.83) 등 선발투수들을 제치고 같은 기간 규정이닝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에 이름이 올라있다. 
최근 한 달간 규정이닝 투수 29명 중에서 구원투수는 권혁밖에 없다. 비정상적인 등판 횟수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권혁은 1승3세이브4홀드를 올렸고, 한화가 15승10패로 6할 승률을 찍으며 탈꼴찌를 목전에 두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세부적인 기록을 봐도 권혁은 진화를 이뤘다. 지난달 21일까지 시즌 첫 2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4.91에 9이닝당 볼넷 4.30개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 달 16경기에는 9이닝당 볼넷이 2.97개로 줄었고, 이닝당 투구수도 19.0개에서 15.0개로 눈에 띄게 절약한 모습이다. 
21일 마산 NC전에서 권혁은 2이닝 동안 37구를 던지며 직구만 30구를 뿌렸지만 3일 휴식 영향이 있었다. 힘이 넘칠 때는 힘 있는 직구 위주로 투구하지만 연투를 하거나 힘이 조금 떨어질 때는 변화구 비율을 높인다.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투심 패스트볼과 느린 커브까지 스트라이크로 던질 만큼 변화구 제구가 향상됐다. 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승부구로 쓰인다. 
한화 정민태 투수코치는 "바깥쪽 싱커와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직구만 노리고 들어오는 타자들이 헷갈릴 것이다"며 "직구만 던지면 체력적으로 금방 지친다. 변화구를 섞으며 힘 조절도 가능해졌다"고 달라진 권혁을 평가했다. 권혁 역시 "연투를 하면 힘이 떨어진다. 작년에는 미련하게 힘으로만 던졌다면 이젠 변화구를 요소요소에 던져 적절히 맞혀 잡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 전체로 봐도 권혁은 리그 최다 40경기에 순수 구원으로는 가장 많은 59⅔이닝을 던졌다. 규정이닝에 5⅓이닝이 모자랄 뿐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89경기 132이닝까지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7월 이후로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져 고전했다. 올해도 여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최대 관건.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변화구가 있지만,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면 더욱 위력적일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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