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타자들의 힘으로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지난 21일 고척 삼성전에서 12-8 승리를 거뒀다. 지난 18일 청주 한화전부터 시작된 3연승. 넥센은 3연승 동안 20점을 내줬지만 3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34점)을 내는 괴력으로 승기를 거머쥐었다. 어느새 승패 마진이 +5(35승1무30패)가 됐다.
염경엽 감독이 누누이 말한 대로 "연승이 힘든 팀"인 만큼 넥센의 3연승은 반가운 일이다.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선발진이 탄탄해야 하는데 현재 넥센의 선발진에는 구멍이 뚫린 상황이다. 특히 이번 3연전은 토종 선발 테스트의 무대였다는 점에서 연승의 의미가 크다.

넥센은 지난 16일 로버트 코엘로를 웨이버 공시했다. 원래 18일 등판 예정이었으나 미국 현지에서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서 코엘로의 공시가 빨라졌다. 결국 2군에서 부랴부랴 좌완 박종윤(23)을 콜업했다. 박종윤은 선발 데뷔전을 치러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이날 8회 7점을 내는 역전극으로 11-6 승리를 거뒀다.
19일 선발은 최원태(19). 그 역시 양훈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2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타선이 2회부터 도루로 한화 배터리를 괴롭히며 7점을 안겨줬으나 최원태는 2⅔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염 감독은 큰 점수차에도 필승조를 내는 승부를 띄웠고 타자들은 13안타 5도루로 맹활약했다.
21일 삼성전에서도 최근 2경기 부진했던 박주현(20)이 등판했다. 그는 1회부터 최형우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역시 "타자 형"들이 구원에 나섰다. 이날 넥센은 18안타 6도루로 시즌 팀 최다 도루를 기록하며 열심히 뛰었다. 이전까지 도루가 한 번도 없던 대니 돈도 도루를 성공시켰다. 박주현은 5이닝을 버티며 4실점(3자책)으로 4승째를 안았다.
최원태는 선발 데뷔전이었던 14일 고척 롯데전에서 4⅔이닝 5실점을 기록했으나 팀이 8회 8득점하며 9-6 승리를 거뒀다. 다음날 만난 그는 "어제 팀이 졌더라면 정말 고개도 못들고 다녔을텐데 형들에게 감사하다"며 방긋 웃었다. 현재 테스트를 받고 있는 토종 선발들의 기를 살려준 타자들의 힘이었다.
염 감독은 21일 경기를 앞두고 "청주 토종 선발 2연전이 우리 팀에 위기라고 봤다. 이기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금요일 경기에 승부수를 띄울까 했다. 그런 경기를 잘 쳐줘서 이겼다. 그 2연승이 우리 팀에는 정말 소중하다"며 타자들과 불펜의 활약을 칭찬했다.
올 시즌 넥센은 단독 3위에 올라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장하는 팀이라는 점이다. 넥센은 여전히 신재영 외 믿고 맡길 토종 선발을 키우고 있다. 어린 선발 투수를 키우면서 팀도 이긴다는 것이 어려운 만큼, 넥센의 이번 3연승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autumnbb@osen.co.kr